한주일 누적된 피로를 풀고 싶어 주말 오후 찜질방을 찾은 김 모 씨. 실내에 있는 적외선방으로 들어가 노곤한 몸을 뉘었다. 따뜻하게 내리쬐는 적외선실에 있으니 눈꺼풀이 스르르 감긴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좀 많이 자버렸다. 피부를 만져보니 푸석푸석. 거울로 달려가 보니 백옥 같던 피부는 어디가고 낯빛이 붉고 어둡게 변해 있다.

많이 쓰는 적외선기기, 화상 위험

가정, 찜질방, 산후조리원, 물리치료실 등 적외선기기는 쉽게 눈에 띤다. 적외선은 물체에 흡수돼 열을 발생시켜 열선이라 부른다. 이런 발열효과 때문에 혈액순환과 근육통증을 개선시킨다. 때문에 적외선 기기는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시중에 나온 적외선은 강도가 약하게 제작됐으며 사용법을 지키면 유용하고 안전하다.

하지만 김 씨처럼 장시간 사용할 경우 홍반 증상이나 색소침착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시중 적외선 기기가 강도가 낮아도 열은 가열되는 속성이 있어서 화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적외선을 장기간 쬐게 되면 화상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환자, 신경손상으로 뜨거워도 잘 못 느껴

당뇨 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신 교수는 “당뇨환자는 혈관장애가 있거나 말초신경이 손상된 경우가 많아 뜨거움을 잘 느끼지 못해 적외선 같은 의료기기가 유발하는 화상 위험에 약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외선, 극초단파, 저주파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은 당뇨병 환자가 화상을 입어 절단한 사례까지 있었다.

열선인 적외선 피부노화 일으켜

자외선이 피부노화를 앞당긴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적외선, 즉 태양열로 인한 피부노화는 가볍게 무시돼 왔다. 적외선은 열을 피부 밑 근육까지 전달하여 근육통을 완화하는데 이런 열은 지나치면 피부를 노화를 가속시킨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는 책 ‘늙지 않는 피부, 젊어지는 피부(하누리 펴냄)’에서 피부온도가 41도를 넘어가면 자외선과 마찬가지로 인체 결합조직의 주성분인 콜라겐을 파괴하는 효소가 활발해 진다고 썼다.

즉 피부 온도를 뜨겁게 하는 것은 맨살로 뙤약볕에 나가 자외선을 쬐는 것과 비슷한 피부노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적외선 기기를 지나치게 오래 쬐게 되면 피부 온도가 41도를 넘어설 수 있다. 지나친 사용은 절제하고 사용시간을 꼭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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