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가을은 골프 즐기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5~6월, 9~11월을 최고의 골프시즌으로 친다.

과거 한때 골프마니아였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년 간 골프를 중단했었는데, 최근 지인들과 골프장을 서너번 갔더니 금세 다시 골프에 빠져들었다.

7년 전 필자가 한 일간지 칼럼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골프 스캔들’을 쓴 기억이 난다.

4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한 이 전 총리가 골프 한 번 쳤다가 정치권의 집중 포화를 받고 곤욕을 치른 얘기다.

당시 반기업 정서가 횡행하는 분위기에서 “한번쯤이야”하고 골프장에 나갔다가 야당의 공세를 호되게 받은 것이다.

이 눈치 저 눈치봐야 하는 공직자들도 '한번쯤이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스포츠가 골프다. 그만큼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골프를 ’마지막 스포츠‘로 부르는지 모르겠다.

테니스광으로 알려진 고건 전 총리가 "죽은 볼을 무슨 재미로 치느냐"고 반문했다는데, 모르시는 말씀이다.

현역시절 골프를 철저히 ‘기피’했던 역시 테니스광 MB(이명박 전 대통령)도 퇴임 후 뒤늦게 골프장에 나타난 것을 보면 골프의 중독성은 직위고하, 연령불문이다.

한때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골프를 즐겨하지 않는 이유로, "골프가 너무 재미있어 골프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는데, 맞는 말이다.

요즘 골프장에 나가보니 동반자들과 라운드하면서 수다떨고, 웃고, 걷고 하니 활력이 다시 솟는다. 과거에는 주말 접대 골프에 타성적으로 빠진 탓인지 요즘의 이런 골프의 묘미를 덜 느낀 것 같은데···.

무료한 시간을 활기차고, 재미있게 보내고, 운동도 하고, 친목도 다질 수 있기에 요즘 골프에 더욱 묘미가 느껴진다.

오래된 버전이기는 하지만, 골프를 즐기려면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친구, 건강, 돈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요건을 갖췄기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용이 많이 들고, 바쁜 사람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탈이긴 하지만-.

환갑이 넘은 한 골프 지인은 골프를 치고 온 그날은 꼭 '신혼례'를 치러 골프치러 가는 날은 부인이 등떠밀다시피한다고 해서 웃은 적도 있다.

어쨌거나 나이들어 즐기는 골프는 ‘천연 비아그라’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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