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김영우 기자] "세포치료제 개발과 북미 사업에 미래를 걸었다."

녹십자(대표 허은철)는 10월5일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29일 경기 용인 목암빌딩(본사)에서 열린 창립 기념식에서 이같이 청사진을 밝혔다.

이날 창립 기념식에서 허일섭 회장은 "녹십자의 지난 50년은 아무도 가지 않을 길을 개척하며 시련과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글로벌 공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면서 "세포치료제 등 신약 개발과 북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앞으로 정도경영과 더불어 연구ㆍ개발(R&D)에 매진해 거대 신약을 개발하는 등 글로벌 건강산업의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최근 5년 새 R&D 비용을 2배 가량 늘렸고, 아시아 최대 세포 치료 연구시설을 갖춘 ‘셀센터’를 건설 중이다.

특히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이 완공되면 이미 혈장 관리가 되고 있는 중국과 국내 공장까지 합쳐 총 270만L 규모의 세계 5위권 혈장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창립 기념식은 허 회장과 허은철 사장을 비롯해  본사와 녹십자엠에스, 녹십자랩셀 등 그룹 가족사 임직원들이 참석했고, 충북 오창공장과 전남 화순공장 등 전국 생산공장과 사업장, 중국과 캐나다 현지 법인인 GC China, GCBT 등을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임직원들은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앞장서온 녹십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도전과 열정의 반세기 역사를 회고하고 더 큰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다짐했다.

녹십자의 지난 반세기 발자취는 '최초ㆍ최다ㆍ최대'로 압축된다.

◆백신ㆍ혈액제제 등 필수약의 국산화 '앞장' 

녹십자는 1967년 수도미생물약품판매주식회사로 출발해 지난 50년 간 혈액제제와 백신 등 필수약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1960년대엔 의료계에서조차 혈액제제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고 백신은 수익성이 떨어져 국가 주도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녹십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자급자족하고 있던 필수약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고집으로 국산화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현재 백신과 혈액제제는 세계 50여개국에 공급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녹십자는 71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6번째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한 후 알부민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필수약을 생산했고, 소변이 원료인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를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 수출 품목이 변변치 않았던 79년 국내제약사 처음으로 수출 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의약품 수출 길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녹십자는 B형간염백신과 계절독감백신, 신종플루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12년 간 연구 및 개발 끝에 세계 3번째로 B형간염백신 헤파박스-B가 13%에 달하던 B형간염 보균율을 선진국 수준인 2~3% 수준으로 크게 낮췄고, 2009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종플루 팬데믹(대유행) 사태 세계 8번째로 신종인플루엔자백신을 국내 공급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대한민국과 녹십자를 신종플루 팬데믹에 모범적으로 방어한 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계절독감백신을 국내 최초로 원액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 및 공급하며 독감백신의 자급자족 시대를 열었는데, 우리나라와 독감 유행 시기가 정반대인 남반구 지역을 공략하면서 수출 누적액이 2억 달러를 돌파했다.

◆"희귀질환치료제 개발로 선진 수준 치료 환경 조성"평가도 

녹십자는 환자 수가 적더라도 꼭 필요한 의약품 개발에 나서며 희귀질환에 대해 선진국 수준의 치료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내 환자 수가 70여명에 불과한 헌터증후군치료제와 혈우병치료제 등 만들기 어렵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의약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녹십자의 필수약에 대한 국산화 노력은 사회 기여뿐 아니라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져 1967년 창립 첫 해 1276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1조1979억원까지 늘어났고, 1972년부터 지난해 2016년까지 4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이같이 반세기 동안의 성공은 물론 고난과 역경의 역사를 담은 '사사'를 신입사원들에게 전달하는 봉정식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