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경숙 기자] 건강한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암세포에서 자살을 직접 유발하는 화합물이 개발됐다.

세포 사멸은 신체가 오작동하거나 원치 않는 세포를 스스로 빠져 나가도록 하는 필수 과정이다. 예를 들어 배아가 자라면서 세포 사멸은 과도한 조직을 잘라내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앨버트 아인스타인의대 연구진은 ‘실행자 단백질’이라 불리는 BAX 부위에 결합할 수 있는 화합물을 찾기 위해 100가지 이상 화합물을 스크리닝했다.

이 중에서 약 500개의 후보물을 찾아내 ‘BAX Trigger Site Activator 1(BTSA1)’라는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성공했으며 이것이 BAX의 가장 강력한 활성제임을 확인했다.

BTSA1 표적은 BAX 세포에 있는 부위다. 활성화되면 BAX 단백질은 세포의 발전소이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에 몰려들며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효과적으로 세포를 죽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세포는 BAX를 활성화시키는 분자를 억제하는 항세포사멸체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에 이 효과를 피할 수 있고 생존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리도록 조작한 마우스를 대상으로 BTSA1의 효과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BTSA1으로 치료한 마우스는 55일 생존했으며 치료하지 않은 대조군 마우스는 40일 생존했다. 실제로는 치료 마우스의 43%는 60일 후에도 살아 있었으며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나아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혈액 샘플로 BTSA1의 효능을 검사했을 때 건강한 혈액 생성 줄기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에서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중요한 결과는 치료받은 마우스가 독성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논문은 ‘암세포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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