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탈모를 앓은 임산부는 유산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 원형 탈모 환자는 임신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연구팀(1저자 조수익 진료교수)은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 및 김세익 연구교수와 원형 탈모증의 임신 결과에 대한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원형 탈모가 임신 결과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원형 탈모는 면역 세포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모발이 빠지게 만드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아토피피부염과 백반증, 건선 등 피부질환이나 갑상선 질환, 당뇨 등 전신질환과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지만 임신 결과와의 관계에 대해선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6~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형 탈모증 임산부 4552명과 원형 탈모증이 없는 임산부(대조군) 50만8345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임산부와 비교해 원형 탈모를 앓은 임산부에게 임신 1000건당 유산되는 때가 약 30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조군보다 자궁외임신율과 자연 유산율 모두 유의하게 높았는데, 다만 임신 자체와 관련된 난임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임신 중 산모의 건강상에 문제는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원형 탈모가 임산부의 출산에 있어 유의미한 위험스러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원형 탈모가 임신 결과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모낭과 임신한 자궁은 면역거부반응으로부터 자유로운 ‘면역특권’을 갖고 있는데, 면역체계의 변화로 회피 능력 소실 ▲임신 유지와 모낭 형성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케모 카인과 T면역 세포의 영향 ▲다른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 등이다.

이밖에도 임신 결과에 다양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신 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이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런 질환에서 유산이나 조산 등의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인 백반증 환자에게서도 자연 유산의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형 탈모가 단순히 피부의 문제뿐 아니라 임신 결과와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여성 원형 탈모 환자는 임신 시 주의 사항을 더욱 준수하고, 산부인과 의사와 지속적인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피부과학 부문 세계적 권위지인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오상(왼쪽)ㆍ조수익 교수
권오상(왼쪽)ㆍ조수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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