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정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심위)가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 백신에 대해 “만 65세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접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식약처에 제출했다고 지난주 5일 발표했다. “AZ백신에 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약심위는 그러면서 AZ백신의 미국 임상시험에 관한 분석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당국에 요구했다.

약심위는 이와함께 임신부에 대한 AZ백신의 접종은 권장되지 않는등 당초의 허가사항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수유부(유모)에 대해서도 “이 백신이 모유로 분비되는지 알수 없다”는 사용상 주의사항을 기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말하자면 고령자나 임신부, 신생아에 대한 백신접종자의 수유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지난달 1일 식약처의 1차심사기구인 백신검증단이 “65세이상 고령자에 접종할수 있다”고 한 판정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AZ백신은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장점도 많다. 가격이 다른 코로나백신의 10분의 1밖에 안될만큼 저렴하고 일반냉장고 온도인 섭씨 2~8도에서도 6개월간 유통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편리하다. 그럼에도 독일과 프랑스는 AZ백신의 고령층접종 무용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심지어 “AZ백신이 고령자에 대해서는 무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까지 혹평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원래 암과 심혈관ㆍ호흡기질환 의약품 전문개발회사로 신약개발중 종합예술이라는 백신개발에는 경험이 없다는 점, AZ백신의 3상과정 일부 접종분에서 기준용량의 절반만 투약하는 실수를 했다는 점, 임상참여자중 65세이상의 고령자수가 너무 적었다는 점등이 작용하고 있다. 임상시험의 결과를 믿을수 없다는 불신감이 컸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고 국내에서는 그마저도 AZ백신 물량이 원활하게 공급될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고 있다. 지난 1월 하순 AZ백신 인도공장의 화재로 인해 영국과 유럽에 대한 공급물량이 당초계획의 8000만회분에서 3100만외분으로 줄어드는등 차질을 빚었다. 이러한 와중에 한국에 당초 계약한대로 1000만회분을 공급할수 있을지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의료진과 요양시설입소자 및 고령자를 우선적대상으로 상반기중 모두 1030만명에 대해 접종을 마칠 계획을 발표했다. 하반기에는 3325만명(18~64세)에 접종해서 연말까지 집단면역이 가능한 전인구의 70%까지 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같이 AZ백신 접종이 처음부터 예상을 빗나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목표달성이 가능하겠는가.

AZ백신의 연령별 효능을 제대로 확인할수도 없는데다 공급물량의 확보에 대한 불투명성등이 새로운 암초로 등장했다. 코로나백신을 고령자부터 접종하는 것은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접종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효과가 불확실한 백신보다 “이미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확보를 서둘러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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