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ㆍ바이오 기업 상장이 잇따르고 주가가 뛰면서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제약ㆍ제약ㆍ바이오 업종 특수성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내용을 모르고 분위기에 편승하다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신약 개발이라는 말에 현혹되기 쉽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에서 품목허가까지 10년 이상 필요하고 연구개발 비용만 조 단위의 큰 돈이 들어간다.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고 임상 단계별로 실패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들 거의가 신약개발을 내걸고 코스닥 입성을 노렸다. 2020년 신규 상장한 19개 기업 대부분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올랐다. 이 중 신약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돋보였다. 한국파마의 3월 19일 4만4250원으로 공모가(9000원)보다 491%나 올랐고 박셀바이오는 11만3000원으로 공모가(3만원)보다 375%나 상승했다. 또 이오플로우도 공모가 1만9000원을 훨씬 넘는 7만700원, 고바이오랩은 3만5150원(공모가 1만500원), SK바이오팜 10만7500원(공모가 4만9000원), 피플바이오 4만2700원(공모가 2만원) 등 재미를 봤다.

지난해 기업공개에 나선 제약바이오 업종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 후 추락하는 기업도 많다. 대표적으로 신라젠과 헬릭스미스는 바닥에서 헤메고 있다. 신라젠은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헬릭스미스는 주주로부터 경영진 교체 압박을 받아 설립자 김선영 대표와 유승신 공동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모두 물러났다.

에이치엘비도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실패를 했었다. 이 과정에서 ‘허위 공시’ 논란도 일었다. 에이치엘비는 당시 리보세라닙의 전체생존기간(OS)이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발표했다가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임상 3상이 성공적이란 논문 결과를 발표했었다.

이러한 투자 위험성을 알기 위해서는 상장 후 주요 파이프라인의 진행 상황 등 사업계획과 함께 최대주주의 주식 동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제약·바이오 광풍과 함께 공모주 시장 열기가 과열되면서 공모가격에 거품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보호 예수기간 해제 후 대주주의 지분 대량 매각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청약가 대비 상장 초기에 시세가 높으며 곧바로 처분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7월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지주회사인 SK가 지난달 주식 11%를 시간 외 블록딜로 대량 매각,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19일 현재 10만6500원까지 내려 앉았다. 물론 아직까지 공모가 4만9000원 대비 117% 오른 상태다.

SK바이오팜 외에도 대주주의 지분 매각 사례는 많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이 없는 특례상장 기업이 임상비용 충당 등을 이유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면서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고 보호 예수기간 해제와 함께 지분을 팔아버린다”고 비판한다. 실제 지난해 상장 직후 고공행진을 거듭한 박셀바이오는 2020년 개별기준으로 영업손실 42억5500만원, 순손실 39억8400만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도 지난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제도 평가항목을 정비하고 내용을 구체화했다. 평가항목 수를 26개에서 35개로 늘리면서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강화했다. 기술특례를 받은 제약ㆍ바이오 벤처기업의 임상 실패와 허위공시가 잇따르면서 기술특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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