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 침이 뇌출혈 후 합병증 줄이고 치료효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팀은 신경외과와 공동으로 지주막하 출혈 후 뇌혈관 연축에 대한 침 치료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혈관 조영술을 통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 출혈로 확인된 환자 중  ▲발병 이후 96시간 이내이며,  ▲결찰술(Clipping)이나 코일을 이용한 동맥류 폐색술(GDC coilization)을 시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외상이나 감염 등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이 아닌 환자, 초기 사망률이 높은 환자(Hunt and Hess Scale 5 이상), 중증의 내과질환자, 침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심박동기를 삽입한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해 최종 시험군 22명과 대조군 24명으로 했다.

연구팀은 침 치료와 전기 침 치료, 피내침 치료를 받는 시험군과 가짜 전기자극과 가짜 피내침 치료를 받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을 하고, 수술 직후부터 일주일에 6회, 2주 동안 치료를 시행했다.

두 군 모두 신경외과의 표준 치료는 동일하게 유지했다. 예방 효과는 일차적으로 지연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DIND) 발생률의 두 군간 차이를 비교했다.

이차적으로는 혈관 조영술적 혈관 연축 발생률, 뇌혈관 연축으로 인한 뇌경색 발생률, 기능장애 정도, 사망률을 평가했다. 추가로 침의 치료기전 확인을 위해 혈액 검사로 혈청 산화질소(NO)와 엔도텔린-1을 비교 분석했다. 침 치료가 종료되고 2주 후에 두 군 간의 기능장애 정도와 사망률을 다시 한번 비교 평가했다.

연구결과, 침 치료를 받은 시험군에서 지연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 혈관조영술적 혈관 연축 지연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이 적게 나타났고 기능회복도 더 양호했다.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은 침치료군에서 9.1%, 대조군에서 20.8%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적게 발생했다. 혈관조영술적 혈관 연축도 시험군 9.1%, 대조군 25.0%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적게 발생했다. 혈관 연축으로 인한 뇌경색도 시험군 4.5%, 대조군 16.7%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적게 발생했다.

기능장애 정도 평가에서는 치료 종료 직후 시험군이 대조군보다 기능회복이 양호한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종료 2주 후에 다시 시행한 평가에서는 시험군과 대조군의 기능회복 차이가 더 커져, 시험군에서 침 치료의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막하 출혈 후 뇌혈관 연축은 교감신경의 지나친 흥분과 혈관의 운동을 조절하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장애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침 치료는 자율신경의 기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손상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도 침 치료 후에 혈관내피세포 유래 산화질소의 활성이 증가하고, 혈관수축물질인 엔도텔린-1의 활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통해 침 치료가 뇌혈관 연축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침 치료가 지주막하출혈 후 뇌혈관 연축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는 치료법임을 확인한 세계 최초의 임상연구”라면서 “뇌출혈 환자에게서 기본적인 신경외과적 치료와 함께 한방 침 치료를 시행해 합병증은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면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전문학술지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2020년 12월 게재됐다.

박성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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