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의약품을 지나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소프트웨어가 약이 되는 세상에 왔다. ‘3세대 신약’으로 불리는 디지털치료제(DTx)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KOTRA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비대면 산업 동향 및 진출전략’ 중 디지털 헬스 관련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2016년 16억7000만 달러, 2020년 34억4000만 달러, 2025년 89억40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치료제는 전통적인 치료제를 보완하거나(complement) 대체하는(replacement) 질병 예방, 관리와 치료 목적의 디지털 기기로 임상검증 후 규제당국의 승인절차가 필요하다. 질병 예방, 관리 또는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에 기반한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보완제와 대체재로 분류된다. 형태로는 스마트폰, 모바일 앱, 게임, VR, 인공지능 등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있다.

디지털치료제 장점은 기존 치료 대비 ▲체내에 직접 작용하지 않으므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고 ▲개발 소요 비용 및 시간 단축 ▲확장성(알약ㆍ주사 대비 1회 배포 대상 증가) ▲기존 치료 시스템에서 소외되던 의료 소비자를 포함할 수 있다. 현재 나와있는 디지털치료제는 ▲중추신경 질환(치매, 뇌졸중, ADHD 등 신약개발이 어려운 부분), ▲만성질환(생활습관 행동교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범위), ▲신경정신과(중독, 우울증, 불면증, PTSD, 자폐증)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실례로 터치포인트(TouchPoint)社는 머리에 미세 진동을 가해 뇌를 진정시키는 복통・두통 완화기기를 개발했고 비밥 센서즈(BeBop Sensors)社는 '비밥 포르테 데이터 글러브(BeBop Forte Data Glove)라는 제품을 통해 내장된 촉각센서(Bebop Sensor)를 활용 VR 게임을 통해 환자 재활 훈련이나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

보완 디지털치료제는 질병에 대한 독립적 치료 효과는 없지만 기존 치료제와 병용해 보완하는 효과를 가진다. 대체로 만성질환 복약 관리를 위한 온라인 관리 플랫폼이다.

대표적 사례로는 2017년 11월 프로테우스 디지털헬스(Proteus Digital Health)의 조현병, 조증, 조울증, 우울증 치료 스마트 알약인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가 승인됐다. 항정신병 약물인 아프리피졸(apripizole)에 센서를 삽입해 환자의 약물 복용과 그에 따른 상태를 모니터할 수 있는 패치와 앱을 포함하는 시스템이다. 또 2017년 11월 볼룬티스(Voluntis)가 당뇨병 인슐린 투여 용량 계산 앱인 인슐리아(Insulia)가 허가됐다. 팔로 알토(Palo Alto Health Sciences)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앱 '프리스피라'(FreeSpira 4주 처방)가 2018년에 승인을 받았다.

2019년 7월에는 볼룬티스의 ‘올리나’(Oleena)가 항암치료 자가 관리 디지털 앱을 허가받았고 지난해 3월에는 피어 테라퓨틱스가 9주 처방의 만성 불면증 치료를 위한 인지행동치료(CBT) 디지털앱 ‘솜리스트’(Somryst)가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는 아직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에선 디지털 헬스 선진국인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0~30%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진료가 늘어나면서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도 커질 것을 예상했다.

디지털치료제는 병을 치료하는 신약처럼 쓰이지만 식약처에서 신약이 아닌 의료기기로 분류한다. 왜냐면 디지털치료제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것이다. 보통 의료기기라고 하면 초음파기기나 MRI 등을 떠올리지만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도 공식적으로 의료기기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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