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장관은 지난주 15일(현지시간) “18일부터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선언했다. “마스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이제 실외에서는 필요없게 됐다”는 것이 에델스타인 장관의 설명이었다.

코로나 백신접종률이 세계 1위로 전체 인구(879만명)의 119%(16일 0시현재)에 이르자 집단면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힘입어 이스라엘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어서 오세요”라며 손짓하고 있다.

백신접종을 시작한지 4개월 만에 접종률 61.3%를 보이고 있는 영국은 지난 12일 ‘집단면역 달성’을 선언했고 59.3%인 미국도 7월엔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 일상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접종시작 두 달만에 신규 코로나 확진자수가 하루평균 20만명에서 5만명으로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세계의 선진국들은 일제히 코로나 사태에서 서서히 벗어나 경제활력의 신호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접종률이 겨우 2.66%에 불과하다. 접종자수는 137만9065명으로 하루평균 2만8000여명밖에 안된다. 매년 10~11월 두달동안 독감백신자수 1500만명(하루평균 25만명)과 비교해서도 훨씬 못미친다. 전 세계 평균 11%에는 물론 방글라데시(3.7%)나 네팔(5.8%)보다 못하다. 의료수준이나 시설 인력이 모두 세계 최고인데도 백신확보가 안돼 빚어지고 있는 사태다.

의료계는 현재의 백신접종 속도라면 집단면역 형성은 1300일 이후에나 기대할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무려 3년7개월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집단면역형성까지 이보다 더 늦은 6년4개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나라는 다방면에 걸친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수급 불확실성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는 “백신이 충분히 빨리 도입됐고 충분한 물량이 확보됐다. 백신접종과 집단면역 형성시기가 다른 나라보다 결코 늦지않고 오히려 빠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다.

지난 16일 현재 국내에 도입된 코로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78만7000명분, 화이자 75만명분등 모두 153만7000명분에 그치고 있다.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등 백신은 계약만 돼 있을뿐 도입된게 없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모더나 백신은 미국 우선에 밀려 도입시기마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만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 그럴수록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커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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