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두고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이 국내외 시장에서의 한판 승부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33호 국산 신약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어떤 약품이 34호 국산 신약 타이틀을 달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HK이노엔의 위ㆍ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에 대항하는 대웅제약의 ‘펙수프라잔’의 개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9년 국산 30호 신약으로 출시된 케이캡은 국내 최초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신약으로 일본 다케캡에 이은 세계 두 번째 P-CAB 계열 약물이다.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 대비 신속한 약효와 우수한 약효 지속력으로 야간 위산 분비 억제가 가장 큰 특징이다. 식전, 식후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편의성에서도 PPI 계열 약물을 압도한다.

케이캡은 출시 2년 만에 국내에서 700억원이 넘는 연간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원외 처방실적 기준으로 2019년 매출 298억원, 지난해에는 812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134% 성장하면서 이 회사 전체 매출(5985억원)의 13.6%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캡은 올해 1분기에도 225억원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을 기록, 출시 3년 차에 1000억원 돌파까지 넘보고 있다. 

업계에선 펙수프라잔이 올해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며 국내 34호 신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9년 11월 펙수프라잔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했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전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2017년 330억 달러(약 37조원)에서 2022년 374억 달러(약 4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PPI 계열 약물이 78%를 점유하고 있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도 궁극적으로 펙수프라잔과 케이캡의 대결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가름 난다고 예상하고 있다. 대웅제약 펙수프라잔은 지난해 1월과 8월에는 멕시코와 브라질 제약사에 각각 5000만 달러, 7300만 달러에 기술수출을 했었다.

특히 케이캡과 펙수프라잔의 1차전인 '차이나 더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케이캡은 중국 파트너사 뤄신(Luoxin)이 올해 2월 초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에 역류성 식도염 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당초 뤄신은 올해 안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전망했지만 이노엔은 내년 1분기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케이캡은 중남미 17개국, 몽골, 싱가포르 등 24개국에 진출했지만 대규모 시장 진출은 중국이 처음이다.

반면 펙수파라잔은 올해 3월에 중국 제약사 상하이하이니(Shanghai Haini)에 3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이뤄내며 세계 의약품 2위 시장인 중국에도 진출했다. 이 계약을 통해 상하이하이니가 중국에서 펙수프라잔의 임상개발 및 허가를 진행 후 모회사인 양쯔강의약그룹에서 영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2020년 12월 NMPA로부터 펙수프라잔의 임상 1/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는데 2022년까지 임상 3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은 펙수프라잔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제형의 추가 개발에 공을 들이며 케이캡과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달 18일 지주회사인 대웅에 대웅제약 지분 2.6%를 처분해 400억원을 마련했는데 이 자금을 펙수프라잔을 포함한 신약 연구개발과 사업 확장에 활용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이외에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완치 환자의 유지요법 ▲급성 또는 만성 위염 등 적응증을 대상으로 펙수프라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펙수프라잔은 지난달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 유도성소화성궤양 예방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3상 시험계획도 승인받아 임상시험 진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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