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문 대표는 "간질치료제 개발은 미국에서도 하기 힘든 분야로, 쉬운 길 놔두고 꼭 이 길을 가야하는냐고 주변 반대도 많았지만, 내가 40년 간 피땀 흘려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요즘 의약계에선 10여년 된 작은 바이오벤처가 뇌전증 신약을 개발한 SK바이오팜에 이어 "일낸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 설립된 바이오팜솔루션즈가 화제의 주인공으로 간질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생 바이오벤처다. 직원 23명을 이끌고 있는 이 회사의 최용문(71ㆍ사진) 대표는 미국 퍼듀대 허버트 브라운 센터에서 리서치펠로우로 시작해 미국제약사 및 SK(SK바이오팜 전신) 등에서 40여년 간질치료제 개발 경험을 쌓았다.

지난 1993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통과한 뇌전증 치료제 '펠바톨(Felbatol)'을 개발해 상품화시킨데 이어 SK바이오팜의 전신인 유공에서 연구개발(R&D)를 16년간 지휘했다.

2019년 8월 국산 신약으로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을 비롯해 '솔리암페톨', '카리스바메이트' 등 초기 개발을 주도한 간질치료제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손꼽힌다.

10년 간 바이오벤처를 힘들게 이끌어온 최 대표가 요즘 또다른 R&D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

간질치료제의 '끝판용'으로 여겨지는 소아연측(소아간질)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의약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간질중첩증 치료제 개발에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동시에 소아연축 임상을 진행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임상은 친정인 SK바이오팜 측에서도 탐낼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원 광교 연구소에서 만난 최 대표는 그간 주변에서 "이 치료제 개발은 미국에서도 하기 힘든 분야이고 더 쉬운 길도 많은데 이 길을 가야 하는냐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간질치료제 개발은 내가 40년 간 피와 땀을 쏟은 전문분야인 데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오팜즈솔루션즈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후보물질(개발명 'JBPOS0101')로 간질중첩증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간질중첩증(Status Epilepticus) 치료제는 어떤 약인가.

“지금 개발 중인 간질중첩증 치료제는 난치성 간질치료제로서 경구용이 아니라 주사제로 개발되고 있다. 간질중첩증이란 30분 이상 간질이 지속되거나 다른 발작에 의해 소실된 의식이 회복되기 전에 재발작이 일어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5분 단위로 발작을 일으키면서 길게는 30분가량 지속되는 초단위로 사투를 벌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그야말로 ‘응급’ 치료제로서 국내에서 첫 시도되는 신약개발이다. 신약후보물질인 'JBPOS0101'은 1세대 펠바메이트(Felbamate), 2세대 카리스바메이트(Carisbamate)/세노바메이트(Cenobamate)를 업그레이드한 3세대 약물로서 독성은 적고 약효가 뛰어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최고의 간질치료제로서의 높은 개발가능성을 보여주는 레드 북(Red book)에 선정된 약물이다. 그리고 개발 중인 간질중첩증으로 2016년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DD 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다"

-국내 임상은 언제 시작하나.

“임상은 2상a로 6월 초순에 들어갈 예정이며 건국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서울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4곳 대학병원에서 실시된다. 임상기간은 1년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임상 2상b가 1년가량 예상하여 2023년 하반기에 조건부 판매허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소아간질인 소아연축(Infantile Spasms)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미국에선 2019년부터 임상2상을 진행 중인데…

“소아연측은 0.5세~3세사이에 주로 발생하는 난치성 전세계적으로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 성인치료제를 쓰고 있거나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기존 치료제 ACTH가 있지만 부작용이 심해 국내에서는 보건당국이 사용 금지를 할 정도로 Unmet need(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다"

-개발 진행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준다면…

"미국 임상 1상을 완료하고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과 희귀소아질환질환 지정(RPDD: Rare Pediatric Disease Designation)를 받았다. 희귀의약품지정으로 지정되면 신약개발 Fast track(패스트트랙)으로 임상기간과 개발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RPDD지정으로는 품목허가(NDA) 신청 시 6개월 가량 심사를 단축시켜주어 향후 독점적 약물 판매 기간을 그만큼 연장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이 잘 평가되어 현재 진행되는 소아연축 글로벌 임상 2상이 보건복지부 국책과제로 선정되었으며 다수의 글로벌제약사와도 기술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JBPOS0101'의 일반간질 임상2상 POC인 Photo Sensitivity study를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 미국 FDA 임상 2상 계획(IND)을 승인 받아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 후보물질인 'JBPOS0501'도 현재 통증(Pain Management) 치료제로서 미국 FDA 임상 1상(IND)을 신청하여 다음 달에 승인을 취득할 계획이다"

-소아연축 치료제 개발이 아주 어렵다고 들었다.

“임상 환자모집이 어렵다.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2019년 하반기에 개시하여 겨우 5~6명을 모집해 진행 중이며 올해 국내까지 확대하여 15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소아연축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고가전략의 ‘불루오션’시장이다. 기존 치료제인 ACTH의 미국시장 기준 한달치 비용이 6000여만원의 초고가로 간질치료제의 ‘끝판왕’이라고 할만하다”

-소아연축치료제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소아연축 치료제 시장규모는 일반간질과 달리 상대적으로 작지만 약물 단가를 높일 수 있고 희귀질환치료제로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개발비용도 작아 향후 사업성과 시장성이 충분한 분야다”

-기업공개 계획은…

"지금까지는 SK(유공) 대표와 SK그룹부회장을 역임한 JB주식회사 김항덕 회장의 지원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왔으나 향후 임상개발 확대를 위하여 내년 하반기쯤 기업을 공개(IPO)할 예정이다. 펀딩 자금을 통해 다수의 파이프라인 임상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하여 연구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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