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제제 전문 생산 국내 제약사 중 상당수가 매출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한방제제 전문 제약사는 연간 매출이 50억원대~300억원대 사이로 규모가 적은 편이다. 특히 한방제제 의존도가 많게는 90%에 달해 경기변화 대응이 늦다는 구조적 한계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등 취급 품목을 다변화하고 위수탁 제조 확대 등을 통한 체질 개선과 내실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일부는 경영난으로 매각설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별다른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거나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해 매출 부풀리기 등 심각한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S제약은 외견상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와는 다르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 관계자는 "대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반품을 모두 받아주는 조건으로 의약품도매상에 밀어내기를 한 결과"라고 충격적인 멘트를 했다. 증가한 매출과 이익이 허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진제약은 2016년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기록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1년~2년에 한 두 품목씩 신제품을 내놓는다며 부인하지만 식약처 자료에는 흔적조차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실적만 두고 보면 매각설이 단순히 소문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9년 70억원대에서 2020년 50억원대로 떨어졌다. 한방 감기약과 소화제 중심의 제품군이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OEM 실적마저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올해 위수탁 부분의 신규계약이 진행되면서 2019년 당시의 매출 회복이라는 목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각설에 선을 그었다.

경방신약은 매출이 2019년 288억원에서 2020년 303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억원에서 16억원, 당기순이익은 19억원에서 7억원으로 급감했다.

익수제약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전부에서 부진했다. 매출은 2019년 292억원에서 24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1억원에서 37억원, 당기순이익은 47억원에서 32억원으로 동반하락했다.

한국신약은 2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매출이 280억원에서 258억원으로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2019년에 이어 각각 -9억원과 -7억원으로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우신약은 1년 사이 영업실적이 모두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매출은 2019년 140억원에서 2020년 117억원으로 23억원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500만원에서 -9억6000만원으로 10억원 가까이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억7900만원에서 -14억4100만원으로 무려 -12억원6200만원 감소했다.

이와 달리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일부 한방전문제약사도 있다. 한방제제에 그치지 않고 공장신ㆍ증설을 통한 위수탁 분야 강화와 건강기능식품 등 매출선 다변화, 한방제제의 전문약 추진 등 중장기적 흐름을 읽고 일찍이 준비한 결과다.

한방전문 제약사 관계자는 "한방만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라면서 "당장에 큰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만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건기식과 식품 등 접근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분야를 공략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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