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업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최근 6년간 1조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 자료룰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올 1분기까지 외국인이 투자하겠다고 한 '신고건수'와 '신고금액'은 117건, 15억4800만 달러로 나타났다.<표 참조>

그러나 실제 국내에 투자된 '도착건수'와 '도착금액'은 76건, 6억7100만 달러로 건수는 41건이 줄었으며 액수는 무려 8억7700만 달러(약 1조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착건수와 도착금액 모두 절반 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작년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코로나 위기로 글로벌제약사들이 투자를 자제하고 안전성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0년 신고된 외국인 직접투자 건수와 금액은 각각 20건, 4억5400만 달러였다. 그러나 국내에 유입된 도착건수와 도착금액은 12건, 2900만 달러에 불과해 건수는 8건, 금액은 4억2500만 달러 줄어 신고건수와 금액 모두 당초 계획에서 크게 후퇴했다.

의약업종 외국인 직접투자 현황.[자료=메디소비자뉴스 재정리]

작년에 이어 신고금액과 도착금액에서 큰 차이를 보인 해는 2016년과 2017년이다. 2년 연속 각각 2억400만 달러, 1억1700만 달러로 나타나 한국 의약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올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매우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신고건수와 신고금액 5건, 500만 달러에서 도착건수 3건, 도착금액 '제로(0)'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지표를 감안하면 올 해가 역대 최악의 해로 기록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는 통상 투자상대국 기업에 대한 경영참가와 기술제휴 등을 통해 경제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 직접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혹은 기존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투자지분(통상 10% 이상)을 확보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현재 일부 외국의 투자펀드가 한국제약기업 지분을 조금씩 사들일뿐, 경영참여나 인수합병 등 주목할만한 외국인 직접투자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 공장을 세운 다국적제약사들이 속속 생산시설을 폐쇄하는 등 직접투자와는 거리가 먼 움직임만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제약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제약기업 등의 유동성이 약화돼 모험이나 투자를 자제하고 안전성을 추구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내 바이오 벤처 등이 보유한 기술에는 여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기술 부분의 직접투자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서울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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