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통해 백신의 중요성과 이에 따른 시장 규모의 팽창으로 정부와 제약사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백신 시장 규모는 2012년 4087억원에서 2016년 5563억원으로 연평균 8%씩 증가했고 2021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기업도 최근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등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고 글로벌 백신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전 SK케미칼), LG화학 등이며 특히 2019년 독감 4가 백신 국내시장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GSK와 사노피 등을 제치고 점유율 1, 2위를 기록했다.(이코노믹리뷰 2019년 기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최근 '백신 플랫폼 기술 보고서'를 통해 신ㆍ변종 감염병의 피해를 줄이고 단기간에 백신 개발 및 생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mRNA 백신을 포함한 새로운 백신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지속적인 투자 필요하다고 정책적 조언을 했다.

GC녹십자, SK케미칼, LG화학 등 앞장=GC녹십자는 국내 최초로 수두, 독감, B형 간염 백신 등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보유했고 이 중 독감 백신은 2019년 누적 생산량 2억회 분을 돌파했다. GC녹십자는 미국 워싱턴주에 현지법인인 ‘큐레보’를 설립하여 자체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의 미국 임상을 진행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주’를 개발(2019년까지 누적 판매량 약 2000만회 분)하고 2018년 2월 세포배양 방식 백신 생산기술을 사노피파스퇴르에 1억5500만 달러로 수출한데 이어 7월 백신사업 부문을 분리하여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社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를 개발, 2018년 상반기에만 매출 200여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미국의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334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아 영유아 치사율이 높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 간염, 뇌수막염, 소아마비 등 6개 질병을 동시에 예방하는 6가 혼합백신을 개발 중이다. LG화학은 개발에 성공하면 2023년 이후에 유니세프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블록버스터 백신 개발 경험이나 백신 자급률 등 백신 개발에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전문의약품 생산실적 상위 20위 중 백신은 GC녹십자의 4가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주’(pre-filled syringe)만 20위(461억원) 오른 것이 유일하다. 1999년~2019년까지 허가받은 국내 개발 신약 29개 중에서도 백신은 CJ제일제당의 농구균예방백신(슈도박신주, 2003년 허가) 1건에 그치고 있고 국내 28종의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에 대한 자급률은 2014년 32%(9종)에서 2020년 50%(14종)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부족한 상황으로 2022년에는 8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필수 예방접종 백신 중 DTP 및 DTP혼합백신, BCG, 일본뇌염, 홍역풍진볼거리 혼합 백신(MMR), 폐구균 단백접합 백신, B형 인플루엔자 단백접합 백신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대부분 초기단계=현재 임상 단계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국내기업은 올해 4월까지 총 5개이지만 대부분 1상 또는 1/2상에 그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을 위탁 생산의 강점은 발휘됐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위탁생산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 치료제ㆍ백신개발 범정부지원단을 구성, 국산 및 백신 전략품목에 대한 집중 지원과 해외 개발 백신의 수급 확보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복지부 코로나19 백신 임상 지원사업, 코로나19 치료제ㆍ백신 비임상 지원사업 등을 통해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 국내 백신 개발 기업의 비임상 및 임상 시험 관련 R&D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임상시험 과정에서 피험자 모집 및 기관윤리심사위원회(IRB) 등의 애로사항 해결을 돕고 임상시험 진행을 신속하게 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임상준비, 허가신청 등 전단계에 걸쳐 전담심사팀을 운영하고 허가신청 예정 90일 전부터 1대 1 사전 상담과 허가자료 사전검토, 신속심사ㆍ허가 등을 지원 중에 있다.

정부, 백신 플랫폼 개발에 집중 투자=우리나라는 최근 5년(2015~2019년) 동안 백신 플랫폼 개발에 연평균 587억원 규모로 총 2933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백신 플랫폼 개발에 투자한 정부 연구비는 2015년 325억원에서 2019년 824억원으로 연평균 20% 증가했다. 2017년 대비 2018년에 정부 연구비가 큰 폭(44.6%)으로 증가한 반면 과제 수는 일부 감소하여 과제 당 연구비가 2억7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백신 플랫폼 관련 부처별 연구비는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에 집중되어 있다. 이 중 복지부는 5년간 총 1276억원(전체의 43.5%)으로 가장 많이 투자했고, 산업통상자원부(758억원 25.8%), 과학기술정보통신부(591억원 20.1%) 순이다. 3개 부처의 연구비 합계는 2625억 원으로 전체 정부 투자의 89.5% 차지했다. 백신 플랫폼 관련 최근 5년간 연구개발 중 기술개발 단계별로는 기초연구에 지난 5년간 총 1148억(39.1%)으로 가장 많이 투자되었고 기타(762억, 26.0%), 개발연구(736억, 25.1%), 응용연구(287억, 9.8%) 순이었다.

최근 5년 간 백신 플랫폼별 연구는 '아단위 백신'(Subunit Vaccine)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대상 질환별로는 메르스를 포함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집중됐다. 아단위 백신이 1577억원으로 전체의 53.8%를 차지하고, 그다음은 기타가 772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26.4%였다. 그 외에는 182.8억 원으로 6.2%를 차지한 DNA 백신과 바이러스유사입자(VLP)(2.7%), 바이러스벡터(2.4%), 다당 백신 및 단백접합 백신(2.2%) 순이며 비중이 높지 않았다.

백신 플랫폼 R&D를 대상 질환별로 분석하면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메르스, 사스 등을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전체의 28.2%인 466억 원의 투자가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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