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8일 다국적제약사 마일란이 개발한 당뇨병치료제 '셈글리'를 오리지널인 사노피의 '란투스'의 상호 대체가능(interchangeable)한 바이오시밀러로 허가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美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허가는 FDA가 미국에서 승인한 바이오시밀러 29개 가운데 첫 사례로, 이로인해 셈글러는 오리지널인 란투스와 교차처방이 가능해졌다. 미국에서 의사의 개입 여부와 관계없이 약국이 대체처방(조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셈글리 판권을 GC녹십자가 갖고 있으며 한독이 2018년 11월부터 '글리지아 프리필드펜'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대체조제 약물로 바이오시밀러를 처음 허가한 것을 두고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반기는 분위기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에서 첫 번째 대체가능 바이오시밀러로 승인을 받았다는 것 자체는 안전성과 효과적인 면에서 오리지널과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FDA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가 어떤 환자에게 처방하더라도 바이오시밀러나 오리지날이 같은 임상적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그 바이오시밀러를 인터체인저블한 바이오시밀러로 지정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이번 첫 번째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정으로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도 이번 FDA 허가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에스티, 종근당, 알테오젠, 피멥신 등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트로이카'가 유럽과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현재 아바스틴, 졸레어, 프롤리아, 아일리아,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이르면 2030년부터 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SB2-4-5 )치료제와 종양질환치료제(SB3-8) 바이오시밀러 6개 제품을 국내외에 출시했다. 이 회사는 현재 5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허가를 추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 다른 업체들도 내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 특허가 끝나는 블록버스터급 8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시밀러산업은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위탁생산이나 특허만료 의약품을 타깃으로 한 개발이 현실적이며 이같은 기술적 발전을 통한 독자적인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해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궁극적 묙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밝힌 약가인하 기조에 따라 오리지널이나 비싼 제네릭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국내제약업계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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