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에서 눈영양제 시장이 사실상 사라졌다.

건강기능식품과 종합비타민이 일반의약품 시장을 밀어내며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안국약품의 '토비콤'이 일반의약품 허가를 반납하고 건기식으로 갈아탔다. 이를 계기로 업계에선 눈에 특화된 사유(蛇油ㆍ뱀기름) 성분의 '눈영양제' 시대가 마침내 저물었다고 보고 있다.

토비콤은 2017년~2019년 매년 30억원 이상의 매출로 일반약 눈영양제 시장을 주도해오다 올 상반기 매출이 9억여원으로 급감하면서 건기식 전환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사유 성분의 일반약 눈영양제는 2007년~2008년 사이 많은 제약기업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호황을 맞았다. 토비콤이 인기를 모으자 수십개 품목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루테인과 지아잔틴 등의 새로운 성분이 등장하면서 사유 성분의 눈영양제는 건기식으로 급속히 이동하기 시작했고 사유 성분의 30여개 눈영양제 가운데 절반 가량이 공식적으로 품목허가를 반납하거나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나머지 품목 중에서도 상당수는 품목허가를 갖고 있으나 생산과 판매를 안하거나 약국이나 제약사에 직접 문의해야만 제품을 구입해야 할 정도로 입지가 약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품목허가 반납이나 생산ㆍ판매 중단 등의 마지막 절차인 '품목 구조조정'은 작년과 올해 집중되고 있다.

작년 ▲아이메드연질캡슐(한국비엠아이) ▲서플아이 연질캡슐(녹십자) ▲마이아이파워(대웅제약)가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 들어 ▲토비콤(안국약품) ▲사이안연질캡슐(동성제약) ▲뉴아이연질캡슐(제뉴원사이언스) ▲아이그린연질캡슐(콜마파마) ▲아이눅스연질캡슐(한국휴텍스제약) ▲아이텍트(삼성제약) ▲익수네크아이(익수제약) ▲아이비오연질캡슐(비보존제약) 등 8개 품목이 허가를 반납했다.

앞서 누네탑플러스연질캡슐(일양약품)과 시크린연질캡슐(조아제약)은 지난 2016년 생산이 중단됐으며 조아제약은 후속제품인 시크린베리연질캡슐마저 2018년 생산을 종료하면서 점안액으로 라인업을 새로 짰다. 뉴인스연질캡슐(케이엠에스제약)도 2018년 허가를 반납했다.

광동제약의 '광동아이비타연질캡슐'과 에이치엘비제약의 '아이포스연질캡슐'도 홈페이지에서 보이지 않는다.

허가 반납의 이유는 회사 내부사정에 일반약 비중이 원래 낮아서, 구색제품이어서, 원료수급에 문제가 있어서 등 다양하지만 직접적 원인은 매출 부진이다.

명맥을 이어가는 일부 업체들도 있다.

유한양행은 '모아뷰'를 대체품으로 출시했으나 눈 전문 영양제라기 보다는 비타민복합제 성격에 가깝다. 광동제약은 2004년 허가받은 '광동아이넥스연질캡슐'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이 제품은 제품 겉포장에 눈건조증, 야맹증 개선이라는 표기를 하고 있지만 '비타민제제'로 분류돼 있어 특화된 눈영양제와는 거리가 있다.

포장을 줄인 제품도 있다. 신일제약은 '아이비즈' 120캡슐 포장을 20캡슐로 줄여 판매 중이다.

제약계 관계자는 "독립적인 눈영양제시장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일반약이 건기식 시장으로 옮겨졌다"며 "일부 제약기업이 예를 들어 비타민A 함유량이 높을 경우 야맹증 개선 등을 앞세운 눈영양제 마케팅전략을 펴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루테인 등의 성분이 나오면서 사유 성분의 눈영양제시장이 빠르게 축소됐다"며 "이런 시장환경의 변화로 일반약 눈영양제를 포기하고 건기식이나 종합비타민 출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게 지금 제약계가 마주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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