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료 의약품 시장을 장악한 중국 제약사들이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완제의약품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잇다. 국내에서 국산 완제 의약품과의 경쟁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미약품, 신풍제약, 일양약품 등 국내 제약사가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의약품 수출'에 익숙한 상황에서 역으로 중국산 의약품의 수입이 이뤄지는 것은 아주 생소하게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항암제 개발 주력 제약기업인 안텐진제약은 최근 의약품 및 의약외품 수입업을 정식 허가받았다. 안텐진제약의 한국 진출은 이미 예견됐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주력개발 타깃인 항암제 '엑스포비오정20mg(셀리넥서)'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수입업을 추가로 허가받으면서 국내 항암제시장 진출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의 의약품산업은 원료의약품 외에는 특별히 알려진 게 없다. 완제의약품의 경우 경쟁력 측면에서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특히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큰데다 기술력 또한 상당부분 축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중국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에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개발 계획에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전략적 육성산업으로 지정해 국가 차원에서 산업발전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공개한 ‘중국이 글로벌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도 중국이 이미 바이오제약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자금조달 ▲CDMO(위탁개발 및 제조) ▲CRO(위탁연구) ▲인재풀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 ▲상용화 및 허가 등 6개 부분에서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금조달의 경우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기업의 누적 시장가치가 올 5월 현재 1800억 달러에 이를 정도도 확대됐다. 이는 5년 전인 2016년 10억달러에서 1800배 증가한 것이다.

CDMO(위탁생산)나 CRO 부분에서도 국내 제약기업의 경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임상시험 또한 국내와 달리 풍부한 인적자원으로 인해 중국에서의 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제약기업도 상당부분 중국 내 임상시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산 항암제가 앞으로 전세계 바이오제약시장에서 점유율이 1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혁신범위와 규모를 볼 때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약기업도 중국의 '제약 굴기'에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시험 부분에서 중국은 생각보다 빠르게 한국제약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원료의약품의 경우 중국에 대한 국내제약기업의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며 "항암제와 같은 특화된 영역에서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등 완제의약품으로 영역을 넓힐 경우 국내제약시장이 영향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시장에서의 중국의 잠재력과 경쟁력은 생각보다 크고 시간이 갈수록 바이오ㆍ원료ㆍ완제ㆍ임상 등 의약품 전영역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제약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탄탄한 제약기술을 개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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