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3세 정유석(45ㆍ사진) 부사장이 을들어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올들어 본격화된 자사주 매입 행보가 10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935주, 6일 1000주를 각각 매입했다. 6일 현재 올해에만 20차례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2020년 4월 21일을 필두로 시작한 자사주(보통주)를 매입 행보가 1년 6개월 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시 7000주를 매입한 후 약 1년 동안 주식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올들어 소리소문없이 매입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 3월12일 하룻동안 3회에 걸쳐 2000주를 매입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자사주 매입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3월에만 31일(4000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6000주를 사들여 소유주식은 2020년 4월21일 74만1511주에서 75만4511주로 1년 사이 1만주가 넘게 늘어났다.

4월에도 2일과 5일 각각 1000주씩 총 2000주를 매입했으며 5월과 6월은 잠시 조정기를 거치면서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7월29일 1000주를 사들이면서 다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8월의 경우 3일ㆍ19일ㆍ20일ㆍ23일ㆍ24일ㆍ25일 1000주씩 총 6000주를 매입했으며 9월에도 24일ㆍ27일ㆍ29일ㆍ30일(322주, 678주) 등 4일 동안 역시 1000주씩 총 4000주를 사들였다. <표 참조>

                                 정유석 부사장 일양약품 소유주식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지금까지 보유주식은 일양약품 전체 주식의 4.04%인 77만446주로 증가했다. 

정 부사장의 잇단 주식 매입 행보는 내년 3월 김동연(71) 대표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펼쳐지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끈다.

김동연 대표가 고령인데다 3차례 연임해 내년 주주총회에서 연임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정 부사장의 매입 행보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포기로 일양약품의 주식이 바닥으로 떨어진데다 대표이사 선임을 염두에 둔 포석과 맞물려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부사장은 일양약품 창업주인 故 정형석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일양약품 대표인 정도언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6년 마케팅 과장으로 입사한 정 부사장은 2011년 5월 상무로 승진하고 등기이사에 올랐다. 이어 2014년 전무,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제약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부사장 직을 4년간 수행하면서 충분히 경영수업을 받은데다, 김동연 대표가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내년 경영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정 부사장의 잇단 주식 매입 행보는 대표이사에 취임하기 앞서 취약한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일양약품 최대주주는 정도언 회장으로 21.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양약품 재무팀 관계자는 "주식거래는 사적영역인 만큼,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며 "(주식 매집과 관련해) 정유석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내부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이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도 공시를 통해 주식 매입 소식을 확인하고 있다"며 "주주가치를 염두에 둔 책임경영 차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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