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정신질환 및 정신과적 문제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 수가 연평균 4.2%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과적 문제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환자들이 예전보다는 정신건강 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월 12일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근거중심 정책개발을 위한 정신질환자 의료이용 실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엄은 정신질환자 의료이용 현황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전문가 토론을 통해 시사점과 지속적인 근거 창출을 위한 분석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심포지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김정회 연구조정센터장의 주제 발표 이후, 윤석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장(고려대 교수)을 좌장으로 하여 연구 결과의 시사점과 지속적인 근거 창출을 위한 분석계획 등에 대한 정신건강 정책 전문가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복지부는 근거 기반 정신건강 정책 추진을 위해 ‘정신질환자의 의료이용 현황 및 단계별 특성 연구’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에 발주하여 수행했다. 정신질환자의 의료이용 현황 및 단계별 특성 연구는 2008년~2019년까지 치매를 제외한 전체 정신질환을 주상병으로 진료받은 환자의 모든 의료이용 자료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 중 중증정신질환은 기존 연구 결과 등을 참조해 조현병, 분열형 및 망상장애, 조증에피소드, 양극성 정동장애, 증등도 이상 및 재발성 우울장애 등 5개 정신질환으로 정하고 ‘초발 중증정신질환자’는 해당 정신질환(주상병)으로 5년간 의료이용이 없었던 환자, 즉 중증정신질환으로 진단받은 지 5년 이내 환자로 정의해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10년 이상의 정신질환 의료이용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기존 연구와 3가지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3가지 차별점은 ▲전체 정신질환을 분석대상에 포함하여 경증 정신질환 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문제로 진료를 받은 의료이용 규모 파악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를 포함하여 10년 이상의 시계열적 추이를 분석 ▲중증정신질환 진료에 따른 의료비 발생 및 진료 패턴 분석에 조사다.

연구에 따르면 정신질환 및 정신과적 문제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는 2009년 206만7000명에서 2019년 311만6000명으로 증가하여 연평균 4.2%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중증정신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13년 14만3000명에서 2019년 17만5000명으로 증가하여 연평균 3.4%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간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22.2%로 캐나다 46.5%, 미국 43.1%, 벨기에 39.5% 등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어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되어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정신과적 문제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환자들이 예전보다는 정신건강 관리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9년 기준 정신질환자 1인당 평균 입ㆍ내원일수는 14.8일로 2009년 16.8일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이며 질환별 분류에서는 조현병(74.7일), 물질관련 및 중독장애(46.9일), 정신지체(39.7일) 순으로 입ㆍ내원일수가 길게 나타났다. 중증정신질환자의 평균 재원기간(2008년~2019년)은 145.4일로 나타났으며 조현병 308.3일, 정신지체 295.8일 순으로 평균 재원기간이 긴 것으로 분석되었다.

1인당 정신질환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2009년~2019년)은 1.1%로 거의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단발성 또는 단기 진단ㆍ치료를 받은 인원 또한 많았음을 시사해주었다.

질환별 진료비 부담(2019년 기준)은 조현병 443만5000원, 물질관련 및 중독장애 300만2000원, 정신지체(214만7000원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입ㆍ내원 1일당 진료비(2019년 기준)는 평균 5만7642원(건강보험 6만4173원, 의료급여 4만8401원)으로 나타났으며 입ㆍ내원 1일당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2009년~2019년)은 2.4%로 같은 기간의 진료환자 수 증가율인 4.2%보다 작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의료이용 환자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자 1인당 진료비 증가율이 낮은 것은 지난 10여 년간 제공된 서비스 수준의 변화가 크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중증정신질환자의 ‘퇴원 1개월 내 외래 재방문율’은 2008년 68.5%에서 2019년 71.9%로 증가하였으며 질환별로는(2018년 기준) 양극성 정동장애(81.7%), 중등도 이상 및 재발성 우울장애(76.7%), 조현병(72.1%) 순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중증정신질환으로 진단받은 이후 치료가 누락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은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중증정신질환자의 적정한 관리 정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정도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 정은영 정신건강정책관은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10년 이상 기간 정신건강 의료이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하면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 제고, 중증정신질환에 대한 조기개입 강화 및 지속치료 효과성 제고 등을 위해 앞으로도 정신건강 정책 추진을 위한 근거 창출 기반을 계속 확충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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