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의 3세 정유석 부사장은 올들어 최근까지 24차례나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10월 들어서도 6차례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렸다. 대한약품의 2세인 이승영 부사장도 올들어 10월까지 9차례나 자사주를 매집했다. 지난 2019년 30여회, 지난해 8차례 자사주 매집에 나섰다.

특히 정유석 부사장은 광폭 행보를 보이며 최근 2년새 지분율을 4.06%(77만4446주)까지 끌어올렸으나 후계상속을 위해선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제약계 경영권이 후계로 넘어 가는 과도기에 2ㆍ3세들이 안정적인 경영권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 하락 시기를 틈타 자사주 매집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현재 주요 중견 제약사의 부사장급 이상 오너 2ㆍ3세 14명 가운데 30% 가량이 보유지분이 적어 지배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표 참조>

일성신약의 3세 윤종욱 대표는 지분율이 0.22%로 가장 낮았다. 이어 국제약품의 2세 남태훈 대표는 지분율 2.11%에 그쳤다. 환인제약의 2세 이원범 대표는 지분율이 3.27%에 불과했고, 최근 자사주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양약품의 정유석 부사장은 지분율이 4.06%로 취약했다. 현대약품의 2세 이상준 대표 역시 4.22%로 이들 제약사의 2ㆍ3세 5명은 대주주 기준인 지분율 5%에도 못미쳐 지배구조에 공백이 발생했다.

특히 지분율이 가장 낮은 일성신약 윤종욱 대표는 부친 윤석근 회장과 가족,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22.37%)과 윤병강장학회(4.22%), 석산디엠피(5.29%) 등 우호세력의 지원사격으로 후계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과 10월 현재 지분율이 0.22%로 똑같아 매집에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반면 그동안 지속적으로 상속ㆍ증여나 자사주 매입으로 탄탄한 지분을 확보한 제약사 오너 2ㆍ3세는 이연제약 유용환 대표(29.6%), 하나제약 조동훈 대표(25.29%), 경동제약 류기성 대표(17.51%), 유유제약 유원상 대표(11.89%), 삼일제약 허승범 대표(11.21%)등 5명에 불과하다.

제일파마홀딩스 한상철 대표(9.70%), 대한약품공업 이승영 부사장(5.91%), 조아제약 조성환 부회장(5.97%),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강원호 대표(5.44%) 등은 5%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서는 추가 매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는 일부 오너 2ㆍ3세들의 취약한 지분을 장학회 등 공익재단을 설립하거나 특수관계인들의 도움으로 후계구도와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를 지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제약사들의 오너 2ㆍ3세들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우군으로 있지만 오너 자신의 지분이 낮다면 예상치 못한 경영리스크 위험에 놓일 수 있다"면서 "대형제약사들은 이미 승계 과정에서 재단을 설립해 창업자가 지분을 기부한 경우가 많은데, 중견제약사들도 이와 비슷한 전례를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견제약기업 오너 2ㆍ3세 지분 보유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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