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애브비로부터 반환받은 보툴리눔톡신 후보물질인 'MT10109L'의 미국 진출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직접 진출과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간접진출을 놓고 최선의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미간주름과 눈가주름을 적응증으로 하는 바이오신약인 보툴리눔톡신 MT10109L을 개발하고 지난 2013년 당시 엘러간(현 애브비)과 최대 3억6200만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과 판매권리를 엘러간에 넘기는 조건이었다.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임상은 순조로웠다. 기술 수출 5년 후인 2018년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고 올해 3월 임상 3상을 끝냈다. 그러나 엘러간을 인수합병한 애브비는 지난 9월 8일 돌연 계약을 중도해지해 관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과 분석이 제기됐다.

중간에 계약은 끝났지만 양측 합의에 따라 메디톡스는 그동안 받은 1억달러(계약금 6500만달러, 개발 마일스톤 3500만달러)를 반환하지 않으며 애브비가 진행한 임상자료를 모두 넘겨받았다. MT10109L에 대한 개발부터 허가, 상업화 등 모든 권리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MT10109L는 현재 미국에서 장기간 투여시 안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장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계약 해지 이유에 대해서는 "양사 협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임상 3상 시험 결과 유효성 등과 관련해 회사 측은 "유효성 문제는 아니며 임상 데이터 오류도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애브비의 계약 파기에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브비에 자사제품의 미국 진출을 위한 임상을 맡겼다가 미국 진출에 차질을 빚게됐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경쟁사인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국에 진출하고 휴젤이 미국에 품목허가에 들어가면서 토종 오리지널 메디톡스가 미국시장에서 후발로 내몰리게 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MT10109L의 미국 진출과 관련해 "직접 진출할 것인지, 새로운 파트너 기업을 선정해 협력할 것인지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1조원 가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는 MT10109L를 글로벌 톡신시장(미용시장 2조원, 치료시장 2조5000억원)에 안착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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