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계에 디자인을 변경하거나 콜라보 또는 한정판 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시각적 요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일찍이 '컬러 마케팅'을 활용하는 제약기업도 있다.

종근당과 삼일제약은 디자인 리뉴얼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4월 첩부제 '케펨플라스타'의 리뉴얼을 통해 외형을 확대한 사례로 꼽힌다. 2016년에 이은 두 번째 리뉴얼이다. SS칼선과 지퍼백을 적용해 사용편의성을 대폭 강화했으며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근 라운드로 처리해 개봉시 손가락이 베이는 위험을 없앴다. 두 차례에 걸친 리뉴얼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리뉴얼 첫 해인 2017년 22억원이던 매출이 매년 증가해 작년에는 37억원으로 30억원대를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개별적인 소비자 사용기준을 객관화, 표준화, 지표화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삼일제약은 원료수급 문제로 생산중단된 어린이소화제 '엄마손시럽'을 지난 6월 재출시하며 제품 디자인에 미소를 띤 코알라를 넣어 어린이들에게 친근성을 더하는 전략을 택했다.

또 이 달에는 '어린이부루펜시럽' 패키지 디자인을 변경했다. 기존의 파란색과 오렌지색의 조화를 유지하는 대신 '부루부루' 캐릭터를 포장에 표현했다. 점자도 넣어 소비자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광약품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타세놀군 제품군 패키지를 지난 5월 리뉴얼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리뉴얼한 제품은 '타세놀정 500mg'과 이중서방형 제제인 '타세놀8시간 이알서방정'이다.

회사 측은 "리뉴얼 제품이 무카페인, 무색소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강조하고 있으며 약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ㆍ삼일제약 패키지 변경… 유니메드제약, '컬러마케팅'으로 혼용 방지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은 전문의약품 디자인을 변경했다. 유사한 포장에서 오는 약국 내 제조 오류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JW중외제약은 2019년에 이어 새로운 전문약 패키지를 지난 7월 약국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제품간 구별을 명확히 하고 함량을 강조해 조제 과정의 실수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유제약은 지난 10월 타나민정ㆍ유크리드정ㆍ크리드정 등 3개 전문약 라벨 디자인을 변경했다. 각 제품의 용량별 라벨 색깔을 달리해 적용하는 한편 용량과 포장단위, 글자크기를 확대해 시인성을 높였다. 약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사포장에 대한 불만을 해결했다.

유니메드제약은 2014년부터 컬러 마케팅을 도입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질환군별로 컬러를 차별화 했으며 병, 뚜껑 라벨 등 외관을 다르게 제작해 의약품 제조 시 혼용을 방지하고 있다.

컬러는 순환기, 안과용제, 소화기계, 호흡기계ㆍ항생제, 비뇨생식기용제, 근골격계, 정신신경용제 등 7개 품목군에 적용되고 있다. 순환기는 파란색, 소화기계는 주황색, 근골격계는 노란색으로 차별화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포장 변경이나 콜라보 제품 출시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진=시계방향으로 종근당 '케펨플라스타, 보령제약 '용각산쿨', 대웅제약 '우루사', 부광약품 '타세놀'] 

대웅제약과 경남제약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6월 패션브랜드 '지이크(SIEG)'와 우루사의 콜라보를 통해 티셔츠. 슬리퍼, 양말로 구성된 세트제품 '#간肝x지 콜라보'를 선보였다. 장수브랜드인 우루사와 젊은 감성을 가진 패션브랜드를 조합해 피로 회복을 필요로 하고 있는 MZ세대를 겨냥했다. 우루사의 상징인 곰을 복고풍 감성으로 캐주얼하게 담아냈다. 이와함께 우루사의 리미티드 에디션도 출시해 우루사에 새로운 바람을 넣었다. 이 제품은 소비자의 호응을 받으며 3차 재생산이 이뤄지는 등 인기를 얻었다.

회사 관계자는 "한정판인 리미티드 에디션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우루사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우루사 '콜라보레이션'  

경남제약은 지난 7월 대표품목인 레모나를 카카오프렌즈와의 콜라보를 통해 한정판으로 내놨다. 카카오프렌즈를 좋아하는 소비자와 레몬나 소비자를 한데 묶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보령제약과 휴온스는 디자인으로 상을 받았다. 

보령제약은 올초 패키지 리뉴얼한 진해거담제 '용각산쿨'이 이달 13일 한국디자인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2021 잇-어워드(It-Award)'에서 패키지 디자인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회사에 따르면 용각산쿨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시인성과 직관적인 픽토그램으로 주요 효능에 대한 문구와 복용법 등을 소비자에게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차별화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고급한 디자인과 복숭아향과 민트향을 나타내는 파스텔톤의 핑크색과 민트색을 제품에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으며 효능과 복용법을 픽토그램으로 표기해 소비자들이 제품의 특징을 알 수 있도록 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휴온스 역시 지난달 열린 제30회 대한민국패키지디자인에서 병ㆍ의원 전용 보습제인 '베러덤MD'가 팩스타상을 받았다. 이 상의 주최자는 한국패키지디자인협회다.

제약계 관계자는 "지금은 제품의 품질은 물론 디자인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포장 등 디자인에 대한 제약기업의 고민과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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