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ㆍ약가 인하 달래라”…제약업계 로비자금 급증
워싱턴 포스트 보도, 9월까지 3억 달러 이상 지출, 전년보다 13% 늘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박, 약가 인하, 리쇼어링 등 바이오제약 산업 압박으로 인해 업계가 방어 차원읠 로비자금을 물쓰듯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9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10월 21일,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리쇼어링, 최혜국 약가, 미국인을 위한 건강보험 재편 등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9개월간 바이오제약산업을 대표하는 52개의 주요 기업과 유관기관이 로비금액으로 3억 3400만 달러(약 4787억8900만 원)를 지출했다고 보도 했다.
올해 9개월까지 로비 금액인 3억3400만 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 13%나 급증한 것으로 이 가운데 24개사의 로비 지출액이 1억 6100만 달러에 달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로비가 있는 산업 분야는 제약 및 보건 분야로 다른 산업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스트들은 정부와 보건당국 등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조율하고 관련 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대관(對官) 업무를 진행하여 약가 협상, 의약품 시장 독점권 보호, FDA와 규제 프로세스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최혜국 약가 인하 등에 대한 로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로비 단체로는 미국제약협회(PhRMA)와 미국병원협회(AHA) 등이 있으며 기업으로는 화이자, 암젠, 머크 등이 로비 지출을 많이 하고 있다.
미국 상원에서 관리하고 공개하는 ‘상원 로비 공개법 데이터 베이스(Senate Lobbying Disclosure Act database)’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미국제약협회는 가장 많은 로비 비용인 2949만 달러(약 422억원)를 지출했다. 올해 미국 제약업계는 저소득층 환자를 지원하는 340B 의약품 할인 프로그램을 개혁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관리 방법을 고심해야 했던 시간을 가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7월 31일 17개 글로벌 제약기업에 서한을 보내 미국 약가를 다른 국가와 같이 저렴하게 낮추도록 하는 최혜국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하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17개 기업 중 11개 기업이 3분기 동안 로비 지출을 늘렸다. 9월 30일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최혜국 약가 인하에 합의하고 미국에 7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화이자는 올해 3분기에만 로비에 27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등 올해 9월 말까지 약 107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한 수치다.
두 번째로 최혜국 약가 인하에 합의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9월 말까지 로비에 44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약 140만 달러를 지출하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2024년 3분기까지의 로비 금액은 230만 달러였다.
서한을 받았지만 아직 최혜국 약가 인하를 발표하지 않은 길리어드의 경우 올해 3분기에만 로비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약 280만 달러를 지출하였다.
한편, 미국 생물보안법의 타겟이 되고 있는 우시앱택은 로비로 올해에만 9월말까지 107만달러, 우시바이오로직스는 56만 달러를 지출했다. 생물보안법이 처음 발의되었던 지난해에는 9월 말까지 우시앱택은 80만 달러, 우시바이오로직스는 34만5000달러를 지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