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시장,공급과잉 따른 반복적 폐기 문제 개선 시급"
대한백신학회 추계학술대회… 최덕호 대표 "독감백신 원료 시장 확대,기업 투자ㆍ정책 지원 성과"
"독감백신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공급과잉에 따른 반복적 폐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백신 최덕호 대표는 28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대한백신학회(회장 강진한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최 대표는 "2009년 이전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원료를 전량 외국에서 수입한 후 국내에서 완제를 제조하는 독특한 구조였다"며 "국내사 및 수입사 포함 총 9개사의 과당경쟁 구조에다, 수입 원액의 생산수율 문제 및 수요 공급의 불일치로 공급과잉 및 부족, 시기지연 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2000년대 이런 국내 상황에서 곧 전염성이 강한 새로운 형태의 독감(인플루엔자)이 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예견되면서 판데믹(대유행)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위해 초기 7개사(녹십자백신ㆍ동신제약ㆍ동아제약ㆍ보령ㆍ한국백신ㆍCJㆍLG)가 주축이 돼 'IVC(Influenza Vaccine Consortium)'를 결성하게 됐다"며 "그러나 당시 기업 투자에 따른 독감백신 원료생산은 경쟁력없는 사업으로 평가됐고, IVC에서 초기 요청했던 정부 지원 역시 난항을 겪었다"고 말했다.
당시 최 대표는 경실련에서 청와대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게 독감백신 공장 건설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고, 노무현 대통령 보고 및 결재를 통한 청와대의 적극적 지원으로 기재부와 산자부의 협의를 거쳐 IVC의 독감백신 생산 기반 지원을 위한 총 160억원의 정부 예산이 편성된 바 있다.
최 대표는 "이후 국내 최초의 독감백신 원료 공장은 녹십자 허영섭 선대 회장의 독감백신 원료 생산에 대한 굳은 의지와 함께 녹십자의 숙련된 인력 인프라를 토대로 전남 화순군에 연 최대 5000만 도즈 규모로 성공적인 건립을 마쳤다"며 "그 결과, 2009년 국가적 위기상황이었던 신종플루 대유행 때 녹십자는 국내 독감백신 공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고, 이 중 일부는 한국백신에서 완제 위수탁 생산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으로 일양약품이 국내 두 번째 유정란 방식 독감백신 원료 공장을 준공했고, 일양약품의 독감백신 완제도 한국백신 공장에서 위수탁 생산해오고 있다"며 "이후 경북도와 안동시도 산자부 중심의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으로 추진했던 ‘인플루엔자 등 백신원료 맞춤형 생산지원사업’ 참여 대상 기업에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선정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시에 국내 최초의 세포배양 기반 백신 생산공장을 준공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이렇듯 초기 경제성 평가 결과, 사업성이 없었던 국내 독감백신 원료 시장은 청와대, 정부, 국회, 지자체의 예산 및 부지 지원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질병관리본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은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더해져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독감백신에 대해 자급자족 국가가 됐고, 이는 정부, 의료계, 학계, 산업계 간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국내외 7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각 기업들 모두 공급과잉에 따른 반복적 폐기 문제에 대한 고충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한 교수도 "독감백신의 공급과잉에 따른 반복적 폐기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정부에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