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발상이 지뉴브 '성공 엔진'…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한성호 지뉴브 대표, 미국 의학전문지와 인터뷰…"장유유서 관습깨고 토론 문화 정착"
"고정 관념을 깨는 창의적 발상으로 지뉴브의 성공 신화를 쓰려 합니다"
지뉴브(GENUV)는 퇴행성 뇌질환과 암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신약 개발 업체다.
한성호 지뉴브 대표는 최근 미국 의학전문지 바이오스페이스(BioSpace)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믄 여성 CEO 중 한 명“이라면서 ”오늘날 지뉴브의 성공은 고정 관념에서 벗어난 자세였다“고 밝혔다.
신경해부학과 신경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한 대표가 연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자연스러운 인생 경로였다. 그러나 한 대표는 ”미국 멤피스에 있는 세인트 주드 어린이 병원(St. Jude's Children's Hospital)에서 연구하면서 자신이 고정 관념을 깨며 새로운 길을 찾고 팀을 조직하는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재능은 한 대표를 실험실 의자를 박차고 나와 사업가적인 행로로 이끌었다.
그로 인해 그녀는 과학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한 대표는 ”나는 사교적인 사람“이라면서 ”과학자들 사이에는 이런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 아니며 이러한 성격이 회사를 구상하고 설립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논의와 토론에 대한 한 대표의 친화력은 지뉴브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사원들의 협력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신경 신생과 신경 항상성 기전 약물을 개발하려는 회사의 목표를 위해 한 대표는 회사 직원들의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었다. 한 대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포함해서 누구나 회사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수평적 문화를 조성했다.
그녀는 “한국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2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고 장유유서 문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나 다른 고위직 임원들의 도전적 아이디어는 직원들을 불편하게 했다. 한 대표는 “직위나 연공서열에 상관없이 누구나 우리 계획과 아이디어를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을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납득시키는 데 몇 년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대단히 새로운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잘 정립된 아이디어라도 논의하고 토론하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뉴브의 두 가지 플랫폼 중 하나인 신경세포 신생 및 항상성 강화 효능의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 ‘ATRIVIEW 플랫폼’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는 알츠하이머병 및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신약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 한 대표에 따르면 초기 플래폼 설계를 하던 연구팀의 뜨거운 토론을 거치면서 ATRIVIEW 플래폼이 점점 개량됐다고 밝혔다.
2016년 한 대표가 신경 신생과 신경세포 보호를 가능하게 하는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을 때 이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특히 한국에서는 혁신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한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믿지 않는 한국의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3년이 걸렸다.
한 대표는 ”이제는 전 세계에서 신경 보호 효과를 확신하고 있다“면서 ”또 신경 신생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발전을 위한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뉴브는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인 자가포식 리소소말 활성화(autophagic lysosomal activation)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ALS의 기형 단백질을 표적으로 신경 세포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와 같은 신경 세포를 활성화하여 혈류에서 백혈구처럼 작용하고 뇌 속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녀는 "우리 연구원들은 약물 기전을 알기위해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전문가와 팀을 이루어 작업했다"고 말했다.
지뉴브는 현재 한국에서 루게릭병 치료제 'SNR1611'에 대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며 2022년 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비슷한 임상을 미국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미국에 약물개발을 위한 디스커버리 센터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가장 혁신적 시장이며 우리는 그 혁신과 인재 기반을 활용하고 싶다“면서 ”나의 요다(Yoda)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밥 랭어(Bob Langer) 교수가 캠브리지 지역을 권했다“고 밝혔다.
과학적 진보는 기업 성공의의 한 요소일 뿐이다. 지적 재산(IP)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한 대표는 “한국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아시아 최대 로펌 중 하나인 김앤장에서 특허 고문으로 일해 특허 전략에 대해 매우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 고객에 제넨텍(Genentech) 등 다국적 대형제약사가 있었다. 한 대표의 특허에 대한 지식은 한국 IP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여러 세미나 강사로 초대 받았다. 한 대표는 “2009년~2015년까지 국회와 협력하여 한국 국회의원들이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2014년 한국에서 생명윤리법 개정에 국회의원들과 청와대 보좌관들도 참여시켜 의료 기관보다 개인들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 통제가 가능케 했다.
한 대표는 수많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야망이 항상 생명공학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 대표는 “저는 음악을 좋아한다”면서 메디포스트(Medipost)社에서 연구개발(R&D) 전략 책임자로 일하면서 음악 학교에 입학했고 파이프 오르간을 전공했다. 그 때 한 대표는 조선 시대 한국에서 첫 천주교 미사가 행해진 서울 가회동 천주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했다. 멘델스존 Opus 65번 2악장, 바흐의 토카타, 푸가 D단조 등이 그녀가 좋아하는 곡이지만 부상으로 최근에는 연주 횟수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