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주(5일) 종근당 제약 천안공장에서 오유경 처장 주재로 18개 감기약 제조ㆍ수입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감기약 증산을 위한 구체적 방안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은 정부가 이미 지난 연말 제약업계의 감기약 증산을 유도하기 위해 주요성분인 진통해열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가격을 이미 올렸기 때문에 제약업계가 증산을 다짐하는 자리라는 성격이 강했다고 한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에 호응하듯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지금까지 위탁 생산하던 감기약을 자사시설에서 직접 생산키로 하고 오는 4월까지 7200만정, 연말까지 각각 1억정을 공급키로 했다고 약속했다. 외주업체들이 가격을 파격적으로 올리지 않는한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을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정부는 지난연말 의사처방에 의한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약가(640mg 기준)를 1정당 종전 50~51원에서 70~90원으로 올렸지만 기대했던 100~150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원희목)에 따르면 올 겨울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영향으로 감기약 품귀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감기약의 ‘적기생산 적기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내 행정절차 간소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규제개혁 차원에서도 가격인상 못지않게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 한미약품이나 종근당등 대형제약업체들이 이미 1억정 이상 생산을 약속했지만 행정절차가 늦어진다면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 두 제약업체가 주성분 제조원을 변경해 자체 생산할 경우 시중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식약처 허가가 필요하고 관련 자료 제출 후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환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기는 하더라도 자료 검토에 이처럼 수개월씩 걸린다면 트윈데믹을 막을 적기를 놓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약가 인상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손을 놔서는 안된다. 업계가 감기약 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선제적으로 파악해 도와야 한다. 당국이 “지금이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 출발점”이라는 의료계의 경고를 잊지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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