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보호제(neuroprotectant) 약물이 뇌졸중 후 사망 및 장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발데브론 대학병원(Hospital Universitari Vall d'Hebron) 연구팀은 “ApTOLL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약물이 염증을 줄여주고 뇌 조직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뇌 일부에 혈전으로 인해 혈액 공급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질 때 발생한다. 또 흔하게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도 혈전이 뇌의 특정 동맥을 막아 혈액 흐름이 감소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의 마크 리보(Marc Ribó 중재의학 전공) 박사는 “우리는 더 많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확증 연구가 필요하며 이 연구를 올해 4분기에 시작할 것”이라면서 “만약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대규모 연구에서 이러한 사실이 증명된다면 몇 년 안에 이 약물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2021년 7월~2022년 4월까지 프랑스와 스페인 15개 병원에서 허혈성 뇌졸중(평균 연령 70세)을 치료받은 15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ApTOLL 0.05mg/kg 투여군, 0.2mg/kg 투여군, 위약 투여군으로 나누어 평가했다.

피험자 모두는 뇌졸중 증상이 시작된 지 6시간 이내에 뇌로 가는 혈류를 뚫기 위해 혈전 제거 수술을 받았다.

투약 결과,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은 고용량 투여군이 위약 투여군에 4배가 낮게 나왔다. 또 뇌 스캔 결과, 치료 72시간 이내에 고용량 ApTOLL 투여군이 위약 투여군에 비해 뇌 손상 크기가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량 ApTOLL 투여군 64%는 뇌졸중 후 90일 동안 장애 징후를 보이지 않았고 위약 투여군은 47%였다.

리보 박사는 “신경 보호제 약물이 뇌 손상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생물학적 이점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장애와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들은 뇌 혈전 제거를 위해 혈관 용해제인 플라즈미노겐 활성제(tPA)를 투여 받았다. 이 약물은 뇌졸중 후 신체 마비 또는 언어 문제와 같은 장애를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뇌졸중 발병 4~5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하며 빠를수록 좋다.

리보 박사는 “ApTOLL 신약이 tPA 또는 혈전 제거 수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 뇌졸중 협회(American Stroke Association)에서 발표되었다. 

하지만 뇌졸중 전문가들은 이 약물을 상용화 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 오하이오 소재 클리브랜드 뇌졸중 클리닉(Cleveland Clinic Stroke Program) 책임자인  앤드루 러스먼(Andrew Russman) 박사는 “초기 임상에서 효과를 보인 수많은 신경 보호제들이 대규모 후기 단계 임상 시험에서는 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 새로운 약물의 잠재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대규모 확증 임상이 끝날 때까지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다만 추가 연구에서 지금같은 초기 결과를 입증한다면 이 약물은 뇌동맥이 막혀 뇌졸중을 앓았거나 혈전을 제거하려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러스먼 박사는 “신경 보호제도 뇌졸중 증상이 시작된 후 6시간 이내에 투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오하이오에 있는 신시내티 대학 가드너 신경 과학 연구소의 신경학 및 재활 의학과 조 브로데릭(Joe Broderick) 교수도 이 약제를 일상적인 임상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더 광범위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브로데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적은 피험자로 인한 불균형적 결과일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심혈관 의학과 디팍 바트(Deepak Bhatt) 교수는 “대규모 확증 임상에서 이 약이 훨씬 더 많은 환자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과 장애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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