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학회 조재형(왼쪽) 정보이사와 김난희 교육이사는 "당뇨환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교육 수가 신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학회 조재형(왼쪽) 정보이사와 김난희 교육이사는 "당뇨환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교육 수가 신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환자 수는 이미 국내에서만 6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당뇨 유병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당뇨병 환자 4명 중 3명은 경구혈당강하제 2종류 이상을 복용하고 있으며 환자 8.4%는 인슐린 자가 투약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 당뇨병 관리는 낙제점 수준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 65% 가량만 병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절이 양호한 환자는 25% 수준에 불과하다.

당뇨병은 완치보다는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 함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당뇨병 자가관리교육을 받은 환자 사망률은 26%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뇨학회에서는 환자들이 실질적인 자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육 수가 신설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뇨학회 김난희 교육이사와 조재형 정보이사의 얘기를 들어봤다.

Q: 당뇨병에서 '교육'이 왜 중요한가?

김난희 교육이사=당뇨병 치료 근간 즉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생활습관조절이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러한 것들이 다 조절된 이후에도 안될 때 먹는 약을 추가하는 것이다.

생활습관조절이 중요한 이유는 혈당이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느냐, 어떻게 행동하느냐, 잠을 얼마나 잤느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느냐 등에 따라 혈당이 변하기 때문에 셀프 컨트롤 할 수밖에 없다. 의사나 간호사가 24시간 따라다니며 조절해 줄 수는 없다.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하며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지식에 더해 환자 실제 행동이 변화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환자가 스스로 혈당을 재고 스스로 높은지 낮은지 판단하고 혈당 목표에 따라 무엇을 해야 할지, 즉 운동해야 할지 아니면 담당 의사에게 약을 더 늘려 해달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스스로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할지 등 본인이 판단해 적절한 액션을 취할 수 있기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과거에는 당뇨병 교육이라 했지만 이제는 '자기관리 교육'이라고 한다. 자기관리가 가능하도록 능력을 함양시켜주는 것이 근간이다.

여러 연구로 당뇨병 교육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42개 연구 1만3000명에 대한 메타분석결과 당뇨병 교육을 했을 때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26%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교육이라는 것이 눈으로 보기에는 약을 쓰지 않아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어마어마한 수치다. 이처럼 교육은 간과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Q: 국내 병원의 당뇨병 전문가 근무 실태는?

김난희 교육이사=당뇨병은 정보가 굉장히 다양하다. 환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잘 대처하고 정확히 알려주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며 노하우도 중요하다. 학회에서는 교육위원회를 통해 당뇨병 교육자를 양성하며 전문가를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직군은 주로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로 사회복지사나 운동처방사도 있다. 당뇨병 교육자들이 꼭 들어야 하는 연수강좌나 세미나도 있고 실습위주의 1박 2일 집중교육 프로그램, 당뇨병 춘,추계 학회의 교육 세션등을 통해 일정 점수 이상의 평점을 받아야 하며 전적으로 당뇨병 교육에서만 2000시간 이상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증을 수여하는데 대개 2, 3차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등 이러한 당뇨병 교육 자격증을 가지신 분이 의사 포함 3명 이상이어야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인증한다. 2023년 기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총 8개이며 이 중 60개의 병원에서 교육인증병원 현판식을 진행 중이다.

Q: 현재 당뇨병 교육의 문제라면?

김난희 교육이사=2,3차 병원의 당뇨병 교육과 1차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제의 컨셉은 조금 다르다. 당뇨병 교육은 인정 비급여 수가이며 교육 횟수도 1회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평생 1회인지 아니면 1년에 한 번인지 정확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교육 시간도 최소 10시간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한 시간만 인정하고 있다. 10분의 1만 인정하는 셈이다.

당뇨병 교육은 1대 1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팀 어프로치가 더욱 중요하다.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가 함께 모여 환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문제를 파악해서 각자의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잘 교육된 팀 어프로치가 필요하다.

일단 당뇨병 교육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할 수 있도록 횟수를 풀어줘야 하며 필요에 따라 영양사나 간호사, 운동처방사 등 직역별로도 나눠서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특성이 매우 다양하므로, 환자에 따라 교육 횟수 및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1형 당뇨병, 다회 인슐린 주사를 맞는 2형 당뇨병 및 연속혈당측정기(CGM)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더 자주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식사에서 탄수화물양 계산, 인슐린 용량조절, CGM 사용법 등도 교육 가능하도록 교육 난이도에 따른 개별적 수가가 매겨져야 한다. 반면 당뇨병 초기의 경한 사람은 한 번 교육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다.

또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지금처럼 비급여가 아니라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환자들이 교육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급여화를 바라고 있다. 비용을 받지 못하면 교육에 전담인력을 둘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가게 된다.

조재형 정보이사=당뇨병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교육이 특히 필요한 질환이다. 아무리 좋은 약이 나온다 하더라도 당뇨병은 지속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 약을 강하게 써서 좋기만 하면 다행인데 저혈당이 올 수 있고 먹는 것의 영향도 크고 무엇보다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환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한데 교육을 전담할 간호사(코디네이터)를 뽑으면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어렵다. 코디네이터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에서 300명 이상을 등록해야 한다.

한꺼풀만 더 들어가면 공단에 교육 여부를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참여하는 환자 한 명을 등록하는데 20분 이상이 소요된다. 교육은 사라지고 증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교육을 얼마나 열심히, 얼마나 잘했는가는 평가항목에 들어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인슐린을 투약하거나 많은 약제를 복용하는데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는 보다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은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 사업의 체제에서는 그 취지와는 다르게 당뇨병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을 주로 등록하는 것이 수월하고 반대로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오히려 등록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라고 해도 다 똑같지는 않다. 인슐린 분비량도 다르고 합병증도 다르다. 특히 인슐린을 써야하는 환자라면 중증이라고 봐야한다. 당뇨병 치료제 1~2개로 조절이 되는 환자라면 일반 의사가 볼 수 있도록 하되 조절이 어려운 중증의 환자들은 당뇨병 전문가가 보도록 하고 수가에 차등을 둬야 한다. 구분하지 않고 섞어버리면 중증 환자가 갈곳이 없는 상황이 된다.

차등하는 조건이 너무 많으면 복잡하겠지만, 최소한 약을 3가지 이상 쓰거나 인슐린을 투약하는 환자, 초진 환자 등 집중적인 괸리가 필요한 환자는 조금 더 큰 수가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Q: 당뇨병 교육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점은?

김난희 교육이사=만관제 교육시스템 개발 시 처음부터 정부의 컨택 포인트가 학회였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당뇨병 교육 자료는 당뇨병학회, 당뇨병교육간호사회, 당뇨병교육영양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당뇨병 학회에서 인증하는 교육자는 2000시간 이상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도 몇 시간만 수강하면 만관제 케어코디네이터로서 활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기존에 당뇨병 환자를 많이 보지 않던 케어코디네이터는 매우 다양한 환자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현실적인 문제로 팀이 아니라 케어코디네이터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당뇨병학회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당뇨병학회에 교육 컨텐츠도 많아서 이를 활용해도 된다. 꼭 필요한 만큼은 갖춰서 어느정도 수준은 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 질을 잘 만들려면, 당뇨병학회가 오피니언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