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드 데사이 교수
밀린드 데사이 교수

전세계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HCM) 유병률은 최소 500명 중 1명에서 최대 200명 중 1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많지 않다. 이 질환 자체가 잘 알려지지도 않은 데다 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나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이 질환을 타깃으로 한 신약인 BMS제약 '캄지오스'가 등장하면서 의료계 인식이나 치료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에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생겨 극복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인식된 데 따른 것이다.

메디소비자뉴스는 미국 HCM 치료 권위자인 밀린드 데사이(Milind Y. Desai) 교수를 만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캄지오스의 치료 혜택에 들어봤다.

그는 "캄지오스 등장으로 HCM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면서 전세계 HCM 진료지침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oHCM 치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은 베타 차단제, 칼슘채널 차단제 등 타 관상동맥질환 약물 뿐이었다. 해당 약물로 oHCM의 증상을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고 약물 치료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수술 등의 침습적 치료를 받아야 했다.

캄지오스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기저 발생 원인을 직접 표적으로 하는 최초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허가됐으며 급여에 아직 등재되지 않았지만 이미 일부 대학병원 등에서는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현재 전세계 HCM 유병률은 500명 중 1명 또는 200명 중 1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 중 약 85%의 환자는 오진 또는 미진단, 과소진단으로 놓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캄지오스 등장 이후로 해당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무기가 장착되고 환자 발굴도 늘어나면서 진단율이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병률에 비해 진단율은 낮은 수치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증상 발현자에 대한 검사 강화 ▲HCM 진단 받은 환자의 다른 구성에 대한 유전자 검사 ▲AI와 머신 러닝을 통한 진단 등을 제안했다.

"캄지오스 등장으로 HCM 치료 패러다임 전환될 것"

                                      캄지오스
                                      캄지오스

그가 캄지오스에 대한 신뢰를 보인 이유 중 하는 그도 참여한 임상에서 확실한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확실한 혜택을 경험한 데 따른 것이다.

EXPLORER-HCM 임상에서 캄지오스는 위약군 대비 1차, 2차 평가변수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각 복합평가변수(NYHA 등급 1단계 이상 개선+pVO2 1.5. mL/kg/min 이상 증가, NYHA 등급 유지+pVO2 3. mL/kg/min 이상 증가)를 충족시킨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캄지오스군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 효과는 4~5년 간 일관되게 유지됐다.

또 수술을 통해 심장근육 부위를 절제하는 중격축소술(SRT) 필요성까지 줄일 수 있을지 추가로 확인한 또 다른 대규모 3상 임상인 VALOR-HCM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캄지오스 치료를 받은 환자 약 82%가 더 이상 SRT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1년 간 환자들의 경과를 추적 관찰했을 때 약 93%의 환자가 개선 효과를 유지했다.

캄지오스는 2014년 이후 변화가 없었던 유럽심장병학회 HCM 가이드라인도 바꿔놨다.

그는 "이번에 개정된 ESC 가이드라인에서 캄지오스가 약물 옵션 중 최초로 가장 높은 근거 수준인 'A'로 권고를 받았다"며 "현재 HCM 치료에서 A 수준 근거를 인정받을 수 있는 약제는 캄지오스가 최초이자 유일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 초에는 미국 심장병학회와 미국 심장협회도 HCM 치료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으로 HCM 치료는 우선 HCM 진단을 받은 환자에서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증상이 있다면 베타 차단제, 칼슘채널 차단제, 디소피라미드 등 1차 치료 옵션으로 치료를 시작한 뒤 이들 약제들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무작정 증량하며 치료를 지속하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캄지오스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향후 패러다임을 예상했다.

이제 막 처방이 본격화된 한국 HCM 치료를 경험하고 있는 의료진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HCM 질환 특성상 환자들이 증상이 있어도 바로 병원을 찾지 않거나 병원을 찾는다 하더라도 오진 또는 진단 방랑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환자들에게 HCM이 어떤 원인 때문에 발생하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HCM 환자가 1차 의료기관을 거쳐 심장내과 전문의, 그리고 HCM 치료 전문의까지 빠르게 도달해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도 새로운 치료 옵션과 최신 치료 지견에 대한 교육이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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