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족부터 김정은, 방철환, 백유상 교수 [사진= 애브비]
왼족부터 김정은, 방철환, 백유상 교수 [사진= 애브비]

건선은 피부염증과 표피증식이 특징인 다유전자 면역염증질환이다. 국내 유병률은 1~2%로 추정되며 지난해 국내에서 건선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만 15만4300여명에 이른다.

주로 피부에 발생하며, 붉은색 염증이나 편평한 판을 이루는 발진이 전신 피부에 나타난다. 건선이 심할 경우에는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더러 있어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건선은 치료가 어려운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오랜 기간동안 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에는 바르는 치료제나 먹는 약 등으로 병을 관리했지만 생물학적 제제가 새로운 치료약으로 등장하면서 치료 성과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애브비 '스카이리치'도 대표적인 건선치료제 중 하나다. 국내에 도입된 지는 이제 막 3년이 지났다. 스카이리치 3주년을 맞아 건선전문의 3명을 만나 건선 질환의 특징, 치료법, 최신 치료 지견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이하 김)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이하 방)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이하 백) 교수가 참여했다.

Q, 3년전 스카이리치 도입을 포함해 그간 여러 생물학제제들이 등장하면서 건선 치료 방식에 있어 어떤 변화가 있었나? 

김: 치료 효과가 개선되고 치료의 패러다임이 선순환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건선 치료에 먹는 약, 바르는 약만 있다고 의료진이나 환자들이 생각했다면 이제는 정말 강력한 효과의 무기가 생긴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라 함은 환자들에게 보다 향상된 치료 옵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Q. 건선 주요 지표이자 치료 목표인 PASI(건선 중증도 평가 지수)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로 인한 환자와 의료진의 치료 기대 수준의 변화가 있는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PASI 목표 수치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김: 의료진마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PASI 점수는 환자의 홍반, 각질이 덮인 정도 및 두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하게 된다. 10점 이상이면 심하다고 할 수 있고 PASI 100이면, 치료 시작 전의 PASI 점수에 비해 100% 개선된 것을 의미하며 피부가 완전히 깨끗하고 좋아진 상태를 말한다. 기존 임상 데이터 기반으로는 PASI 75(PASI 점수가 치료 시작 전 대비 75% 개선된)도 충분한 경우도 있었으나 이제 임상 결과 기준으로 치료 목표가 90정도로 상향돼 PASI 90이면 피부가 거의 깨끗하게 좋아지는 정도를 말하며 환자들도 이 수치에 도달하게 되면 치료 효과에 만족하게 되는 것 같다. 

방: 우리가 이상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는 PASI 100이다. 예전에 PASI 75조차 도달하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생물학제제 도입으로 이전과 달리 PASI 75도 가능해졌고 이제는 목표 수치를 90으로 상향하게 됐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생물학제제가 출시되고 그 효과가 좋기에 “목표가 100으로 가야 된다”라는 얘기도 나온 적 있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환자나 의료진이 느끼는 현실적인 목표 수치는 90으로 본다. 최근 새로운 생물학제제가 출시되면서 PASI 100이 되는 환자들의 숫자도 이전에 50%에서 60% 등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백: 같은 의견이다. PASI 목표 수치를 이야기할 때 시기와 베이스라인(치료 이전에 PASI점수)도 중요하다. 초기에 어느 정도 심각했는지에 따라 차후에 어느 시점에 측정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목표는 PASI 100이 맞고 이 수치가 장기간 유지되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그 수치를 달성 못했다고 그 환자의 치료 목표가 실패한 것도 아니고 치료 관리를 잘 하면 PASI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PASI 90이든 최고 수치와 관계없이 특정 부위의 작은 병변보다는 피부 전반적으로 깨끗해지고 거의 없는 상태로 꾸준히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 현실적인 목표안에서 절대 PASI(Absolute PASI)를 목표로 잡기도 한다. 절대 PASI 2, 3 이런 식으로 목표를 잡곤 한다. 예를 들어 다리에 작은 병변 있으면 1점 이렇게 나오니까 다리에 하나, 몸통에 하나 있으면 2점, 이 외에 온 몸이 다 깨끗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게 된다.

Q. 교수님들께서 생물학제제를 선택, 처방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게 되나?

김: 약제들마다 기전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각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되,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처방하기도 한다. BMI 수치, 건선성 관절염을 비롯한 동반 질환 여부, 거주지를 고려한 투약 간격 등도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 나온 생물학제제들간에 효과를 고려했을 때 특정 약제만 반드시 처방해야 한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백: 대부분의 생물학제제들은 두피, 손 등 피부 질환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여기에 투약 간격, 동반 질환 등을 추가로 고려하게 된다. 

방: 저도 비슷하다. 그간 연구 데이터 토대로 각 치료제간 효과와 특징에 대한 어느 정도 큰 틀에서 합의는 돼 있다. 여기에 의료진마다 그 동안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치료제가 더 나을 것이다’라는 진료 경험이 더해져 처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 만성화됐는지, 건선의 피부병변의 판이 두터울 때는 인터루킨-23 억제제를 처방하는 등 환자들의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

김: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가이드라인과 처방에 대한 기준과 공통 합의가 이뤄진다. 생물학제제들이 훌륭한 이유는 객관적으로 잘 컨트롤, 디자인된 대규모 글로벌 연구들이 많이 있기에 처방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된다는 데 있다. 데이터 기반으로 치료 가이드라인, 기준이 되고 데이터가 아직 없거나 더 연구되어야 하는 분야라면 진료 경험이 바탕이 되기도 한다. 

왼쪽부터 백유상, 김정은, 방철환 교수
왼쪽부터 백유상, 김정은, 방철환 교수

 

Q. 생물학제제를 선택하는 고려 사항 중 하나가 안전성일텐데 스카이리치의 안전성을 비롯해 예전 약제들 대비 생물학제제들간 안전성은?

방: 인터루킨 억제제들은 이전 TNF알파 면역제제의 장기 투여시 보였던 이상 반응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인터루킨-23 억제제는 다른 약제와 달리 곰팡이에 대한 감염증 등이 훨씬 더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러 면에서 더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앞으로 20~30년 이상의 데이터가 계속 쌓여야 하고, 임상에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까지 나온 데이터를 토대로 상당히 안전하다고 봐야 한다. 진료 현장(리얼 월드)에서도 특별히 심각한 부작용이 없고 임상 데이터와 같이 감기 증상 정도이기에 안전하다고 하겠다.

김: 생물학제제별로 기저 질환에 따라 권고되는 약제가 다르긴 하다. 인터루킨-23 억제제는 현재까지 데이터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적 없다. 하지만 앞으로 데이터가 더 축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기존 안전성 데이터가 괜찮기 때문에 현재 잘 처방하고 있다. 

Q. 약제 처방시 편의성 측면을 얼마나 고려하게 되는가?

김: 편의성은 굉장히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의사를 만나고 싶어 하는 분들은 투약 간격이 짧은 것도 선택할 수 있지만 사회생활하시는 분들, 젊은 분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선 환자들은 젊은 연령층이 많기에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투약 간격이 길면 좋다. 약제마다 빠른 효과, 지속성, 즉 치료 효과가 얼마나 유지되는가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하게 된다. 

백: 환자들이 효과에 대해 느끼는 시점이 다를 수 있지만 의료진들은 각 생물학제제의 임상 데이터에서 보이는 효과, 객관적인 데이터로 판단하게 된다. 1년에 4회, 3개월 간격으로 맞는다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 편의성을 더해 준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분들이 서울에 대형병원을 방문하실 때 1~2개월마다와 3개월마다 투약하는 것에 큰 차이를 느끼시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 계신 환자분들은 1개월마다 처방받아야 한다면 비행기를 매월 타야 한다는 부담감을 말씀하시기도 했다.

방: 인터루킨-23억제제도 효과 속도가 빠르며 관련 데이터들도 많이 있다. 건선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시점이 20대~30대 초반이라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병원을 자주 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면에서 편의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게 된다. 스카이리치가 효과 속도가 빠르면서도 투약 간격이 넓어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편의성 측면에서 좋은 약제라 생각한다.

Q. 건선 환자들에게 조기 치료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조기 치료없이 건선 지속 기간이 길어질 경우 향후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김: 조기 치료에서 ‘조기’라는 의미는 “건선이 생기고 나서 빨리 적극적인 치료를, 초기에 좋은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받아들이는 면 외에도 질환이 심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예를 들어 “중등증 정도라도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기 치료의 중요성과 효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들이 전세계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방: 예를 들어 건선 발생한지 1년 이내인 환자와 5년이 지난 환자에게 각각 치료했을 때 누가 얼마나 더 빠르게 피부 건강이 좋아지는지, 그리고 투약을 중단했을 때 얼마나 좋은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지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약 2년전부터 활발하게 나오고 있고 현재 더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료 현장 경험을 비춰봤을 때에도 환자가 가능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서 치료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허나 현 보험체계에서 초기 환자를 비롯한 모든 단계의 건선 환자에게 보험, 산정특례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 논문 데이터들이 더 축적되는 과정에서 계속 논의돼야 될 부분이겠다. 

백: 건선은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피부 회복이 느려지고 효과가 오래 가지 않기에 조기 치료는 중요하다. 앞서 말씀하신 사항에 덧붙이자면 꾸준히 치료를 받아 호전되는 환자들 가운데 예를 들어 PASI 100을 계속 유지하고 있을 때 언제까지 어느 정도 간격으로 투약을 지속해야 할지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임상 데이터외에도 환자들마다 상황이 다르다.

건선치료제 스카이리치 [사진= 애브비] 
건선치료제 스카이리치 [사진= 애브비] 

Q. 스카이리치가 국내 출시된 지 3년이 된다. 그 동안 스카이리치 처방받아 치료받은 환자 중에 기억에 남거나 치료 경험 사례가 있다면?

김: 가장 최근에 개발된 스카이리치는 대부분 가장 중증 환자들, 그동안 다른 약제를 거쳐 현재 스카이리치를 처방받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며 스카이리치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아마 다들 비슷한 경험 있으실 것 같다.

백: 그렇다. 여러 다른 치료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이나 그동안 은둔 생활을 하다 생물학제제 존재 자체도 잘 모르시는 환자들이 “제 피부가 이렇게 좋아질수도 있구나”라고 말씀하시며 스카이리치 효과에 만족해하시는 분들도 많다. 

방: 건선을 오래 앓던 환자들 중에 예전부터 이런 저런 약제들로 호전됐다 다시 안 좋아졌다 반복하는 경우들이 있다. 다른 생물학제제로 치료했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해 거의 전신을 뒤덮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 출시된 약제가 스카이리치였다. 그게 3년 정도 치료를 유지하고 있다. 그 당시 워낙 심각했기에 현재 완전히 깨끗한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약 3년 정도 스카이리치를 투약하고 있는데도 효과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 저는 그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Q. 스카이리치의 지속적인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있나? 아니면 우연히 진료 현장에서 그런 환자들을 보게 되는 것인가? 

김: 효과가 지속적으로 오래 가기에 3개월마다 맞는 것이다. 자주 맞지 않아도 되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방: 약의 지속성과 환자의 편의성의 합으로 일반적으로 보는 데이터를 ‘약물의 생존 곡선’, 즉 ‘약물의 서바이벌’이라고도 한다. 현재까지의 약제 중 스카이리치가 약물 생존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환자들이 그 약제를 오래 선택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의미다. 

Q. 스카이리치의 효과, 안전성, 편의성 면에서 어떻게 평가하나?

김: 이전 데이터들을 토대로 지속성을 꼽았다면 최근 데이터를 보면 효과 면에서도 빠르고 잘 유지되는 좋은 약재라 생각한다. 

방: 스카이리치 효과가 비교적 빠르고 잘 유지되면서도 3개월마다 한 번 투약이라는 편의성면에서도 좋은 약제라 생각한다. 

백: 스카이리치는 여러 면에서 좋은 치료제다.

Q. 건선 치료 환경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방: 건선 병변이 온몸의 10%를 훨씬 뛰어 넘어 증상이 심한 환자들의 경우, 먹는 약이나 광선 치료 등으로 6개월 간 치료가 어려워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산정특례 기준에 따라 6개월 간 이 치료들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환자들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운 기간이 된다. 이런 환자 분들이 진료실에 앉았다가 나간 자리에는 하얗게 각질이 후두둑 다 떨어져 있을 정도이다.  이런 극도의 중증의 경우, 환자마다 다른 상황이 고려되어 일찍 생물학제제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Q. 건선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김: 건선은 한순간에 좋아지는 질환이 아니고 오래 관리해야 하기에 전문의와 상의해서 적절한 치료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건선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방: 환자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점은 건선은 오래 유지 관리해야 하기에 평소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체중 관리, 운동, 스트레스 관리, 술/담배 중단하며 건강 관리를 한다면 중증 환자들도 좀 더 완화되고 치료 반응도 훨씬 좋아지는 경우들이 있으니 평소 건강을 더 챙기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동반 질환들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백: 건선 질환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본인과 잘 맞는 의료진과 오래 꾸준히 치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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