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에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약값이 나라별로 차이가 나면서 ‘오젬픽’(Ozempic) 원정, ‘마운자로’(Mounjaro) 쇼핑이 유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오젬픽과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마운자로를 비만 치료제로 오프라벨(off-label)로 처방 받으면 한 달에 1000 달러 이상 든다. 또 비만 치료제로 승인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는 월 1000 달러 이상이며 위고비의 최고가는 1400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수익 관리 회사인 모델 N(Model N) 전문 서비스 수석 부사장인 제시 멘델손(Jesse Mendelsohn)은 “이러한 약값은 보험혜택을 받으면 인하될 수 있지만 보험사는 처방전이 없으면 치료를 보장하지 않고 특히 메디케어는 비만 치료를 보장하지 않는다”면서 “대부분 민간 보험사 역시 비만에 대해서는 치료 보장을 꺼려 환자 본인 부담으로 부담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GLP-1 약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Model N의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그로스버그(Michael Grosberg는 BioSpace)는 “약품 접근성과 약값을 결정하기 위해 제약회사와 지불자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가 끼게되면 약값 인상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PBM은 처방목록 상단에 있는 약품이 더 많은 보험 혜택을 받도록 하는데 PBM은 의약품 정가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약값이 높을수록 PBM이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인슐린 등 필수 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의약품 가격을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PBM에 의해 의약품 비용을 대부분 결정된다. 솔로몬 파트너스(Solomon Partners)의 헬스케어 그룹 전무이사인 아리예 샌드(Aryeh Sand)는 “체중 관리 약물이 정부가 통제하는 의약품이 아니고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앞으로도 규제 품목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약물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회사인 엑스이벤트(Xevant)의 CEO인 브랜든 뉴먼(Brandon Newman)은 미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정책이 GLP-1 약물의 의료비용을 높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약물의 안전성, 약물 효능, 의도된 이점 입증과 관련하여 매우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면서 “이러한 승인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미국 환자들이 비싼 의료 비용으로 벌충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멘델손도 “제약사들은 미국 시장에서 대부분의 생산 비용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의료 관광 산업을 담당하는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수석 분석가인 아누라그 아가왈(Anurag Agarwal)은 미국 의학전문지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가 너무 비싸 일부 미국 환자들은 저렴한 치료 옵션을 찾기 위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젬픽의 경우 미국에서는 한 달 치 약값이 1000 달러 이상이지만 캐나다에서는 320 달러, 영국 93 달러, 프랑스에서는 83 달러에 불과하다.

의료 쇼핑은 매년 1400만명 이상이 치료를 위해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있으며 세계 의료 관광 시장은 2032년까지 3461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가왈은 “자국의 비싼 의료 비용이 의료 관광의 주요 동기”라면서 “어떤 환자들은 영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도 치료비가 미국보다 쌀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의료 관광객이 가장 많이 선택한 곳은 유럽이었다.

국내선 삭센다 연 300만원, 젭바운드 1700만원, 위고비 2100만원 예상

국내에서는 2018년 출시된 삭센다의 경우 1회 비용이 7만~13만원 정도 발생해 연간 평균 약 300만원 비용이 든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투여 횟수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고 체중 감량 효과를 2배 이상 올렸다는 점에서 가격이 5배 이상으로 높다. 삭센다 다음으로 가격이 높은 젭바운드의 한 달 비용은 약 139만원 정도로 연간 1700만원이다.

위고비의 1회 비용은 15만~30만원 정도로 연간 약 2100만원이 발생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위고비는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젭바운드는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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