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인간 환자에게 실험용 뇌 장치를 최초로 이식했다는 발표는 즉각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극찬했으며 전세계 언론이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이 위험한 장치에 대해 뇌 이식 분야 전문가 4명은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뉴럴링크는 환자가 장치를 이식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설, 참가자 수 및 예상 완료일 포함, 시험에 대한 기본적인 세부 정보조차 공개할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이 연구가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최초의 인간 대상’ 또는 ‘초기 타당성 시험’으로 승인됐기 때문이다.

표준 임상시험과 달리 이러한 연구를 통해 회사는 제품 컨셉을 개발할 수 있지만 안전성이나 효능을 입증하도록 설계되지는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뉴럴링크와 같은 초기 타당성 시험은 미국립보건원(NIH) 웹 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시험 세부정보를 게시해야하는 요건에서 면제된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진행 상황에 대해 알려진 내용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에서 로켓 제조업체 스페이스X에 이르기까지 머스크의 공개적인 과장법을 감안할 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NIH의 전 신경공학 프로그램 디렉터인 킵 루드비히는 “머스크는 종종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흘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꼬집었다.

FDA 대변인은 "모든 임상시험 참가자는 특정 연구의 위험성, 잠재적 혜택, 대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 “FDA는 필수적이고 정기적인 보고를 통해 뉴럴링크의 임플란트 장치 임상시험에 등록된 사람들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에 FDA는 약 40건의 초기 타당성 연구를 승인했다고 보고했다. FDA는 이러한 연구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회사가 자발적으로 문제를 공개하는 데 의존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부작용이 환자에게 ‘합리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의뢰자가 이를 거부하면 FDA는 임상시험을 중단할 수 있다.

뇌 임플란트에 대한 인체 임상시험 요청을 검토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FDA 관리인 빅터 크라우타머는 “NIH 사이트에 등록하면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안전장치와 보호에 대해 대중에게 더 많은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뇌 장치 테스트에서 뉴럴링크보다 한발 앞서 있는 싱크론(Synchron)은 매달 약 450만명의 방문자가 수 십만건의 임상연구 정보를 찾는 NIH 웹사이트에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타당성 시험을 등록했다.

뉴럴링크는 2023년 5월 인간 대상 연구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낙관적인 발언이 회사 가치를 약 5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첫 번째 환자가 장치를 이식한 지 하루 만에 “잘 회복하고 있다”는 글을 X에 올렸다. 그는 또 이 장치가 신경 활동을 정상적으로 감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활동이 반드시 이 장치가 장기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증거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호는 임플란트에 대한 정상적인 치유 반응으로 인해 몇 주 동안 조용해졌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한 전문가는 “문제는 6개월 또는 3년 후에 이 장치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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