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처럼 붙이는 도네페질 성분 치매 패치제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국내 시장에 안착에 실패한 모습이다. 기대를 품고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1년 반이나 지났지만 제품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제약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9일 의약품 처방통계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셀트리온제약 '도네리온패치' 2023년 처방실적은 1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네리온패치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는 도네페질 성분 치매패치제다. 개발은 아이큐어가 맡았으며 국내 판매는 셀트리온이 도맡아 진행 중이다. 도네페질 성분은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성분으로 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제형은 경구제다.

패치제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와 달리 1주일에 두번만 파스처럼 붙이면 되기 때문에 환자 편의성이 높다고 판단돼 출시에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실제 처방은 기대만큼 되지 않고 있다. 1주일에 2회 부착하는 방식이 환자나 의료진의 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 수는 매년 늘어나 치매치료제 처방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는 치매약 성분은 여전히 도네페질이며 경구제가 신규 환자를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도네리온패치의 실적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도네페질 전체 시장이 2000억원이 넘는다른 것을 감안하면 기존 제품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닌 셈이다.

도네리온의 처방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침에 따라 도네페질 패치제를 개발하던 업체들의 개발도 지지부진해졌다.

아이큐어 뒤를 이어 국내에서 치매 패치제 임상을 허가받은 곳은 동아ST, 대웅제약, 보령 등이 있다. 후속 개발 업체들은 한번 부착으로 일주일 간 효과가 지속되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들 업체가 도네페질 패치제 개발 임상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아이큐어와 달리 임상 1상 만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아ST는 치매 패치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으며 1상 임상만 3번을 진행했다. 대웅제약과 보령도 임상 1상을 마쳤다. 하지만 동아ST와 대웅제약은 현재 치매 패치제 개발 임상을 중단한 상태며 보령제약도 상용화를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후속 개발사들이 개발 중단의 명확한 이유는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큐어는 치매 패치제 국내 판매를 셀트리온제약에 맡기고 현재는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국내에서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매 패치제가 해외에서는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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