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라이 릴리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에 대한 승인 결정을 연기하고 안전성과 효능을 논의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DA의 결정은 도나네맙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작년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번 달에 정식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회사 관계자와 많은 알츠하이머 전문가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이는 1년 전 FDA가 이 약에 대한 신속 승인을 거부한 이후 많은 기대를 모았던 치료제에 대한 두 번째 연기다.

자문위원회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개최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릴리 뉴로사이언스의 사장인 앤 화이트는 인터뷰에서 “확실히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 소식이 검토 과정에서 매우 늦게 나왔고 회사는 약을 출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화이트는 안전성에 관한 문제를 포함, 기존 FDA 승인 요청에 사용된 임상시험의 고유한 측면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FDA는 작년에 비슷한 방식으로 표준 승인을 받은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Leqembi)를 승인하기 전에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도나네맙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을 뇌에서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이 약물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기억력 및 사고력 장애의 진행을 전체적으로 22~29%까지 늦췄는데 이는 레켐비에서 나타난 27% 둔화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또 '타우'라는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의 수치가 낮거나 중간 수준인 환자에서 위약에 비해 질병 진행을 35.1%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형의 약물 부작용으로 알려진 뇌 부종은 도나네맙 치료 그룹의 24%에서 발생했으며 뇌 출혈은 도나네맙 그룹의 31%와 위약 그룹의 약 14%에서 발생했다. 이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은 뇌 영상검사 결과, 약물이 아밀로이드를 제거한 것으로 확인되면 바로 치료를 중단할 수 있었다.

릴리의 화이트는 자문회의에서 환자들을 그룹화하고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설계와 타우의 사용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약물이 뇌 부종 및 출혈과 연관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임상시험에서 치료제를 복용한 3명이 사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반스-유대인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에릭 뮤지크 박사는 레켐비에 비해 도나넴맙의 심각한 부작용 비율이 더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의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 소장인 메리 사노 박사는 FDA가 치료를 중단했다가 나중에 다시 시작해야 하는 환자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추가적인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녀는 “부작용이 없는 약이 아니다. 저렴한 약도 아니며 환자에게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약이다. 이런 약이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켐비는 평균 환자 한 명당 연간 2만6500달러의 비용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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