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시장 규모에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 시장에서 기세 좋게 나가던 에자이와 일라이 릴리가 암초를 만났다. 에자이의 ‘레켐비’(레카네맙)는 판매 부진에 고전하고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은 승인조차 거부되는 시련을 맞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체 의약품 시장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자이는 환자들의 접근 문턱을 낮추기 위해 최근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개발을 목적으로 C2N diagnostics에 투자했다. 한편 일리이 릴리의 도나네맙은 FDA 의 추가 검토 통보를 받으면서 출시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시장 형성이 지연되는 이유는 이미 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인지 저하 속도를 약 25% 완화시킨다는 임상 결과에 현실적으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반면 높은 약가, 진단 비용 등을 감안 시 치료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연간 약값만 2만1600 달러며 아밀로이드 PET 진단/CSF test, MRI 검진 등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레켐비 치료 시 지불해야 하는 연간 비용은 8만5600 달러 수준이다.

레켐비는 2023년 1월 가속 승인을 받은 후 미국(2023년 7월 정식 승인), 일본(2023년 12월), 중국(2024년 1월)에서 신약 허가를 받았고 유럽은 2024년 하반기에 신약 승인이 예상된다.

레켐비는 2024년 1월까지 투여 환자 수가 2000명으로 에자이의 목표 1만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며 지난해 레켐비 매출액도 100억원으로 목표 매출액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2월 6일 데이터 발표 후 에자이, 바이오젠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에자이는 2026년 목표 매출액 20억 달러, 2030년 장기 매출액 목표 88억 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에자이는 3월 7일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개발 회사인 미국 C2N Diagnostics(비상장)에 1500만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한편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은 2023년 4월에 12개월 이상 투여 환자 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가속 승인이 거절된 후 7월 정식 승인 신청하여 올해 1분기에 신약 허가를 예상했으나 FDA에서 추가 검토를 통보, 승인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FDA의 승인 지연 이유는 임상 목표 도달 이후 투여 중단, 타우 레벨에 기반한 환자 구분 등 임상 디자인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해순 연구원은 “도나네맙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및 예방 목적 임상 데이터가 확보되는 2027년 이후에나 실적 기여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알츠하이머 치매 시장의 규모는 2023년 기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는 세계 인구는 약 1억8000만명으로 추정되며 2032년까지 2억40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중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으로 인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대상이 되는 인구는 2026년 기준 0.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유병률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높지만 치료제에 접근이 가능한 지역은 대부분이 서구 시장이다.

에자이는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 시장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자이는 레켐비의 2026년 예상 매출액을 20억 달러로 잡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14억 달러 등 서구 시장이 약 75%를 차지하는 반면, 치료가 필요한 아시아 시장 매출은 약 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레켐비의 2032년 예상 매출은 88억 달러로 2028년에도 여전히 서구 시장이 70%의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해순 연구원은 “에자이는 레켐비의 본격적인 매출 성장은 혈액기반 바이오마커(BBBM)로 진단 및 처방이 용이해지고 자가 투여가 가능한 SC 제형이 활성화되는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밀로이드 또는 타우 응집을 저해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임상 2상 이후 파이프라인을 진행하고 있는 빅파마는 에자이와 일라이 릴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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