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민경지 기자] 공중보건의사들은 보건소 등 보건기관이 아닌 민간병원이나 국공립병원, 보건단체와 같은 민간기관 등에 공보의를 배치하는 것이 적정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박윤형)가 전국의 공중보건의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공보의들은 보건지소ㆍ보건소ㆍ보건의료원과 같은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공보의를 배치하는 것은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 외 민간병원이나 국공립병원, 보건단체와 같은 기관에 공보의를 배치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실제 민간기관 근무 공보의의 경우, 근무의 타당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공공기관 근무 공보의에 비해 부정적이고, 근무시간의 적절성이나 휴가 사용의 자율성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의 근무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43시간, 총 진료환자 수는 평균 110명으로 조사됐다.

90%이상의 공보의는 진료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그 외 예방접종(68.8%), 건강상담 및 교육(63.8%)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1차의료에 해당하는 업무들이 행정, 연구활동, 검진 및 검사, 방문의료 등보다 공보의가 수행하기에 더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공보의들의 업무에 대한 인식은,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할 기회가 적었고,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의견수렴 정도나 의료장비 부족과 같은 업무 환경적 측면에 대해서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교정시설 근무자들의 경우 업무와 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들은 급여와 인센티브 지급 수준에 가장 불만을 갖고 있었고, 일부 응답자들은 해당 기관 관계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한편, 제도적인 측면에서 공보의들은 운영지침 개선 등 관련 제도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업무적인 요인 뿐 아니라 제도나 후생복지환경 등 공중보건의사들이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수준이 만연해 있고, 이어 역할에 대한 만족도도 낮은 상태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서경화 연구원은 "공보의들이 꼭 필요한 기관에서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 및 관할부서에서 실질적인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을 위한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배치기관별로 배치 적정성, 변화가 필요한 제도, 역할 인식 수준 등에 차이가 나고 있어, 합리적이고 타당한 기준에 의한 배치가 이뤄졌는지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공보의제도가 무의촌 해소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의료환경이 변화된 만큼 이제 공중보건의사가 국가를 위해 공공의료분야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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