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씨(63세)는 최근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어올리기가 어려워 병원을 찾았다. ‘회전근개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변에선 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사람도 있고, 운동요법이나 약물치료가 더 안전하다는 사람도 있어 박씨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중년층 이상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고질적인 '어깨병'인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가급적 수술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믿을만한 보건기관이 "회전근개 파열을 수술할 것이냐, 물리치료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회전근개 파열의 수술치료와 보존치료 중 더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임상근거를 제시한 연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표 참조>

              회전근개파열 보존치료의 종류<자료 : 보건의료연구원>

연구팀은 재활치료와 수술이 치료효과에서 별 차이가 없고, 수술이 돈만 많이 들어간다고 결론을 지었다.

연구팀은 서울 시내 대학병원 3곳의 환자들을 분석하고 전문의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비용은 수술이 재활(보존) 치료보다 10배 가량 더 비싸고, 효과도 재활치료와 별 차이없다고 밝혔다.

NECA는 8일 임재영 서울대 교수와 최지은 NECA 연구위원이 연구한 '회전근개 파열 환자의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비교 효과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의 2004~2013년 50세 이상 회전근개 파열 관련 청구자료를 분석했다.수술은 2004년 1459명에서 5만4208명으로 37.2배 늘었다. <그래프 참조>

                               회전근개 질환 수술 연도별 현황<자료 : 보건의료연구원>

약물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치료 환자는 이 기간동안 62만174명에서 200만3845명으로 3.2배로 증가했다. 물리치료가 가장 많았고, 주사치료, 운동치료가 뒤를 이었다. 한방치료도 침치료가 가장 많았고 부황, 온냉경락요법, 구술치료 순으로 나타났다.

보존치료가 아직은 대세지만, 수술치료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늘고 있다.

수술은 진료비도 많이 들었다. 249만원 가량 추정돼 보존치료(25만9000원)보다 10배 가량됐다.

연구팀은 두 치료법 중 어떤 치료가 더 효과가 있는지 살펴봤다.

2008~2013년 회전근개 파열로 치료받은 50세 이상 환자를 추적했다. 아울러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병행했다.

수술치료를 받은 180명과 보존치료를 받은 157명을 치료한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후에 통증과 관절 가동범위를 점검했다.

비교 환자는 1~3㎝의 회전근개 파열로 치료받은 경우로 한정했다.

조사 결과 두 집단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통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고, 12개월 후 시점에서 서로 치료의 효과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술치료의 경우 3개월과 6개월 시점에서 보존치료군보다 환자들이 통증이 감소했으나, 12개월 시점에서는 유의한 통증 차이는 없었다.

관절의 가동범위도 12개월 시점에서 볼 때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3개월 시점에서는 오히려 수술치료가 보존치료에 비해 관절의 가동범위가 작았다.

회전근개 파열은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다.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등 4개의 근육이 어깨 관절을 덮어 회전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이 부분이 손상돼 발생한다.

어깨를 부적절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누적 손상,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주로 생긴다. 중·노년층, 특히 주부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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