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급 의약품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자진 약가인하의 승부수를 띄웠으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약사들은 시장을 주도하던 의약품들이 특허만료 등으로 제네릭이 쏟아져 나와 시장이 잠식될 경우에 대비해 약가를 스스로 인하해 시장을 방어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블록버스터급 가운데 자진해서 약가를 인하한 간판급 의약품들은 '아토젯'(MSD), '프릴리지'(메나리니), '콕시브'(한미약품), '자이데나'(동아ST) 등이다.

  

MSD의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젯은 지난해 4월 출시와 동시에 약가를 자진인하했다. 아토젯10/10mg 용량의 약가가 1394원에서 1099원으로 21% 인하된 것이다.

이는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리피토(화이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 측은 에지티미브와 리피토의 성분인 아토르바스타틴을 섞은 아토젯의 가격을 낮추면 단일제와 복합제 가격차를 좁혀 처방의 선택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올해 1분기 리피토의 처방액은 331억원으로 전년비 14.5%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아토젯은 올해 1분기 28억5400만원의 처방액을 올려 가까스로 자사의 고지혈증복합제 바이토린의 시장 잠식만 막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나리니의 조루치료제 프릴리지는 지난해 5월 약가를 40% 자진인하했다. 9000~1만원이던 약가를 5000~6000원으로 내린 것이다.

프릴리지는 그동안 비싼 약가로 처방액은 1위를 기록했지만 처방량은 네노마(동아ST)에 뒤처져 2위로 밀려났다.

프릴리지는 지난해 25억9600만원의 처방액을 올려 전년 대비 20% 처방이 늘면서 약가인하 효과를 봤다.

그러나 올 1분기 처방액은 4억6300만원으로 전년비 14.3% 감소해 약가인하의 빛이 바랬다.

한미약품은 자사의 쎄레브렉스 제네릭 콕시브캡슐 200mg와 100mg를 지난해 6월 출시와 동시에 각각 21.4%, 41.0%씩 자진인하했다.

콕시브캡슐 200mg의 약가는 260원, 200mg의 약가는 520원으로 200mg 함량은 같은 성분-함량 의약품 중 최저가다.

한미약품은 80개 이상 시장에 쏟아져 나온 쎄레브렉스 제네릭시장에서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였다.

콕시브는 올해 1분기 3억6500만원으로 제네릭시장에서 3위를 차지해 약발이 먹혔다.

동아ST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도 지난 1월 55~67% 자진 약가인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13만9753정이었던 자이데나의 처방량은 1월 20만9415정으로 52.2%나 급상승했다.

2월도 21만2707정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3월 처방량도 2월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만성질환처럼 약을 오래 복용해야 하거나 제네릭들이 난무하는 경우에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민감하다"면서 "시장을 지키기위한 자진 약가인하는 그야말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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