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경숙 기자] 독감이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재발을 촉발시키는 이유가 밝혀졌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계가 중추신경계의 신경섬유를 보호하는 지방성 물질인 ‘미엘린(myelin)’을 잘못 공격해 일어난다.

미엘린이 공격당할 때, 신경섬유도 손상될 수 있다. 이는 뇌와 척수 사이의 신경전달을 방해해 얼굴, 몸, 팔다리의 감각상실이나 따끔거림, 근력약화 및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독감 등 상부호흡기 감염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재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쥐를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반응을 모니터링한 결과, 뇌에 독감 바이러스의 흔적이 없었음에도 감염된 쥐의 일부에서 다발성경화증을 가진 사람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또 독감에 감염된 쥐의 뇌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신경아교세포의 활성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신경아교세포의 주요 역할은 중추 신경계의 뉴런을 지원하는 것이지만, 면역세포를 뇌로 불러들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진은 독감에 걸린 쥐의 뇌에서 ‘케모카인(chemokine)’이라는 분자가 ‘CXCL5(케모카인 형태)’ 수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한 후 신경아교 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중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경우 재발 시, 뇌척수액에서 CXCL5 수치가 증가한다. 또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케모카인이 다발성경화증 재발을 예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면역체계가 독감같은 상부호흡기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뇌를 공격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논문은 ‘미국립과학원회보’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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