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사장 [사진=홈페이지 캡처]

장충체육관 뒷편, 옥상에 ‘타나민’이란 제품을 간판으로 내건 유유제약.

80년 연륜을 자랑하고 있지만 아직 영세성의 티를 벗지못한 중소제약사다. 지난달 창립 80년을 맞은 이 회사가 재도약의 의지를 굳게 다졌지만 요즘 3가지 고민에 빠져있다.

투자자들의 원성과 간판 '타나민'의 위기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수익이 나빠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최근 경영진들에게 “회사 좀 똑바로 운영하라”는 투자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외형과 수익에서 두마리 투끼를 놓쳤다. 전년보다 외형도 쪼그라지고 수익성도 악화됐다.<표 참조>

수익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연구개발(R&D)비용 때문이다. 예상밖이다. '신약만이 살길'이란 위기의식에 이회사도 R&D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지난해 R&D에 40억원을 사용한 것이 수익을 악화시킨 결정타다. 상위사들에 비해 R&D비용 규모는 '애송이'지만 회사로는 사활을 건 도전이다. 하루하루 살기 바쁜 절박한 현실에서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서라도 9억원(2019년)에 불과하던 R&D 비용을 4배 이상 늘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3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여기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있다.

최근 발표한 다발성 경화증 치료 신약을 비롯해 국내 1bㆍ2a상 중인 안구건조증 신약, 전립선비대증 개량신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래서 제네릭이나 수입약에 의존해 연명하던 회사가 창립 80년 만에 이제 비로소 '제약사다운 제약사의 길을 가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직장 분위기에 질려 퇴사했다"는 한 전직 직원의 한탄이, 과거 회사 분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3세체제를 맞으면서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13년간 실무경험을 거쳐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해외파 유원상(사진) 사장이 직장 분위기를 젊고 역동성있게 바꾸고 있다. 사장이 되면서 과장ㆍ차장·부장 등 중간 직급도 없앴다. 자유분방한 신세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 사진조차 내걸지 않는 일부 오너 2~3세의 '은둔경영' 행태와 달리, 유 사장은 활짝웃는 사진을 내걸어 임직원들은 물론, 고객ㆍ투자자들에게 개방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다. 무언가 변화의 흐름이 꿈틀대고 있다.

하지만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최근 간판 제품 타나민이 보건당국의 급여 재평가 대상에 올라 또 비상이 걸렸다. 독일에 임상적 유용성 등의 근거자료가 있기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10년전 타나민 재평가로 전문의약품에서 일부 탈락돼 평가절하돼 성장에 직격탄을 맞았던 악몽이 뒤살아나고 있다.

R&D 승부수, 타나민의 '재기'에 당장 3세 유원상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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