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암제 중 단연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항(抗) CD47’ 치료법이다. 아직 미국 FDA나 유럽의약청(EMA) 등으로부터 승인받지는 못했지만 화이자, 애브비 등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첫 번째 치료법을 완성하기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 시장에 호주의 생명공학사 아치 온콜로지(Arch Oncology)가 1억5000만 달러의 자금(Series C)을 유치하고 뛰어 들었다.

이 회사는 차세대 항CD47 항체 ‘AO-176’를 보유하고 있다. CD47은 인체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면역시스템이 인체 세포를 살상하는 것을 막는 신호로 작용하는 단백질 중 하나다. 세포 자멸사, 증식, 부착 및 이동을 포함한 다양한 세포 과정에 관여하며 면역 및 혈관 신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세포는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막는다. 만약 인체 내에서 면역세포가 반응하지 않으면 병원체가 번식한다. 반대로 이런 억제 반응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면 새 치료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 CD47은 다양한 종양 세포에서 과발현되며 일부 암에서 잠재적인 치료 타깃이 되고 있다.

아치온의 성공적인 자금 조달은 항CD47 항체 AO-176에 대한 사전 임상 데이터 때문이다. 이것은 CD47 신호를 차단하고 대식세포에게 “이것이 아니라 이것만 먹어라”는 신호를 보낸다. 또 종양세포를 직접 죽이고 손상연관분자유형(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DAMPs)을 유도하는 등 추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 면역세포 사망을 초래한다. 특히 AO-176은 정상세포 대신 종양세포의 CD47에 우선 결합되고 낮은 수소이온농도(pH) 조건에서 훨씬 더 잘 결합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AO-176은 선택된 고형종양과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표준요법과 병행 치료하기 위해 1,2단계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다. 고형 종양에 대한 1단계 실험에서 AO-176은 단일제제로 투여했을 때 항종양 활성이 나타났고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 약물은 또 세포분열을 막아 암세포를 죽이는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함께 테스트 되고 있다.

항CD47 치료법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트릴륨 테라피틱스(Trillium Therapeutics)는 두 가지 항CD47 임상 프로그램을 시행 중에 있다. 화이자는 지난해 9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소재한 이 회사에 2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49억 달러를 들여 포스세븐(Forty Seven)을 사들였다. 이 회사는 골수이형성 증후군,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확산성 B세포 림프종 등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항CD47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애브비는 항CD47인 ‘렘조파릴리맙’(lemzoparlimab)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중국 생명공학사 아이맵(I-Mab)과 손을 잡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14억 달러를 투자해 프랑스 생명공학기업 OSE 이뮤노테라퓨틱스((Immuno Therapeutics)와 제휴했다. 이 회사의 ‘OSE-172’는 SIRP-α를 표적으로 작용해 리간드 CD47이 SIRP-α와 결합하고 세포억제작용을 촉발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기전의 면역 관문 저해제이다.

아치 온콜로지 CEO인 로렌스 블룸버그는 “앞으로 우리는 AO-176 임상 프로그램을 확장하여 고형종양에서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Keytruda)과 병용시험과 다발성골수종에서 표준요법과의 병용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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