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된 일부 간판 일반의약품들이 의약외품으로 편의점 등 새 유통망을 통해 활로를 찾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약국 판매로 한정됐던 일반약의 경계가 풀리면서 매출 정체와 하락으로 인한 '계륵'에서 '효자' 제품으로 신세가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안국약품과 휴온스는 최근 눈영양제 일반의약품인 '토비콤'과 체지방 감소의약품인 '살사라진'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했다. 안국약품은 1981년 국내 최초의 눈영양제로 소비자에게 친숙한 토비콤의 일반약 라인업을 정리하고 건기식시장으로 방향을 돌렸다. 휴온스도 한때 100억원대 매출로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른 살사라진을 건기식 '살사라진'으로 전환해 재출시했다.

보령제약과 대웅제약도 올해 대표 일반약인 겔포스와 우루사의 의약외품 버전인 위건기식 ‘위앤포스’와 피로해소제 ‘우루샷’을 출시하고 편의점 유통에 뛰어들었다. 앞서 GSK컨슈머헬스코리아는 2017년 '센트룸', 바이엘은 2019년 '베로카', 동아제약은 작년 4월 '써큐란'의 일반약 품목허가를 반납하고 건기식(제품명 써큐란알파)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들 제약사가 새 유통망을 공략한 것은 매출 부진과 직결돼 있다. 

안국약품은 눈영양제를 표방한 토비콤이 눈 건강을 포함한 종합영양제에 밀리면서 매출이 하락하자 돌파구를 건기식으로 선택한 케이스로 보인다.

신규 유통망 개척 등으로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일반약을 건기식이나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안국약품, 휴온스, 보령제약, 대웅제약 제품. 

안국약품 관계자는 "접근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토비콤을 건기식으로 전환했다"며 "온라인 유통이라는 트렌드에 맞춘 토털헬스케어 부서를 출범해 건기식은 물론 의료기기,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영양제가 눈까지 케어하면서 매출 정체가 우려됐는데, 이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면서 토비콤의 건기식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휴온스ㆍ보령제약ㆍ대웅제약도 ▲유통채널 다변화 ▲사업 다각화 ▲매출 부진 타개 ▲소비자 요구 반영 등을  이구동성으로 건기식 전환 이유를 밝혔다.

반면 조아제약은 일반약인 어린이영양제 '잘크톤'을 건기식으로 전환하거나 일반약과 투트랙으로 병행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조아제약의 경우 유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건기식 잘크톤을 약국에서 판매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이 제품이 약국이 아닌 인터넷 등에서 거래되면서 신뢰 회복 등을 해소하기 위해 일반약 버전 출시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다른 제약사들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일반약 개발은 완료됐다"며 "건기식과 병행할 것인지 아니면 건기식을 버리고 일반약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 중이며 출시 시기는 하반기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전환' 건기식은 모두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약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오랜기간 각인된 장수브랜드가 매출이 하락돼 킬(kill)하기에는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라며 "출구전략으로 이같은 스핀오프(spin-off)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