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던 MSD의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ㆍ사진)가 미국에서 4개 치료제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최근 분석 기사를 통해 미국에서 의사나 의료기관, 약국 판매량을 인용하면서 몰누피라비르가 중증 위험이 높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4개의 약제 중 ‘최후의 선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약에 비해 낮은 효능과 안전성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Paxlovid)에 대한 수요가 높고 GSK와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가 공동 개발한 항체 치료제(소트로비맙)이 뒤를 잇고 있다. 화이자와 GSK 치료제 공급이 달리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자 의사들은 중중 위험이 있는 경증 환자의 입원을 막기위해 몰누피라비르를 제쳐두고 3일간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Remdesivir)로 눈을 돌리고 있다.

MSD와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몰누피라비르가 중증 위험이 있는 경증 환자의 입원ㆍ사망 위험을 반감시키는 데이터를 발표하고 집에서 복용할 수 있는 최초의 코로나 치료제를 내놓아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모든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입원ㆍ사망 위험 억제가 30%에 그친 반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입원ㆍ사망 위험을 90% 억제한다는 발표가 나자 기대가 물거품으로 변했다. 또 GSK의 소트로비맙도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85%, 렘데시비르는 경증ㆍ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87%의 입원ㆍ사망 위험을 억제한다고 발표해 관심에서 더 멀어졌다.

미국 연방보건복지부(HHS)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금까지 팍스로비드는 26만5000만명 분, 몰누피라비르는 110만명 분이 유통되었는데 몰누피라비르는 수십만 개가 약국이나 병원의 선반에 재고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 남부ㆍ중부를 기반으로 하는 공중보건센터 네트워크 존스 웰 어린이, 가정 센터(John's Well Child and Family Center) 짐 만기어(Jim Mangia) 대표는 “몰누피라비르 효과는 30%에 그치기 때문에 조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센터에서는 정부로부터 공급된 몰누피라비르 200명분을 비축하고 있는데 처방하고 있는 약품은 팍스로비드로 이미 추가분의 조달까지 요청해 놓고 있다.

로이터가 6개국, 12명 이상의 의료 관계자에게 취재했는데 대부분 몰누피라비르를 한정적으로 처방하고 있고 효능이 높은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만 몰누피라비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MSD는 미국 의사 사이에서 몰누피라비를 ‘최후의 선택’을 하는 데 대해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면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MSD와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의료기관에서 주사할 필요가 없고 가정에서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환영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몰누피라비르 제네릭 수십 개가 제조되고 있지만 수요는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가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라게브리오’(Lagevrio)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는 몰누피라비르의 올해 매출은 5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며 팍스로비드는 23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몰누피라비르에 22억 달러, 팍스로비드에 53억 달러 예산을 집행해 85%를 각 주에 제공하고 나머지 15%는 지역 건강센터에 직접 배송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는 약물 작용 기전이 다르다. 몰루피바비르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를 포함해 여러 RNA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강력한 리보뉴클레오시드 유사체 경구용 제제로 안전성 문제를 위해 약을 복용할 때 남녀 모두 유효한 방법으로 피임을 해야 한다. 반면에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 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팍스로비드는 니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두 가지 알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리토나비르는 HIV-1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되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다. 리토나비르의 역할은 니마트렐비르가 인체 내의 약물 대사효소 CYP 3A4에 의해 대사되는 것을 막아서 약효가 더 오래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약물 상호작용이 생긴다.

일부 국가에서는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영국은 중증 위험이 있는 환자는 이 약을 쓸 수는 있지만 많이 쓰이지 않고 프랑스에서는 공급을 막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의사는 보건 단체에 의뢰한 후에 처방한다.

반면 저소득 국가 중에서는 몰누피라비 제네릭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나라도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저렴하게 제네릭이 널리 사용되고 있고 대형 병원에서만 팍스로비드를 처방하고 있다. 인도 보건기구는 몰누피라비를 권하지 않는다. 델리와 뭄바이와 같은 도시에서는 이용할 수 있지만 기저 질환이 있는 백신 미접종자에 한정되어 있다. 필리핀에서는 널리 처방되고 있으며 효과를 실감하는 의사도 있다.

미국국립보건연구소(NIH)는 중증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팍스로비드를 1차 치료제로 추천하고 있다. 두 번째 옵션은 GSK의 소트로비맙이며 입원 환자에게 사용되어 온 렘데시비르가 최근 고위험 경증ㆍ중등증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긴급 사용 허가를 받아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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