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은 당화혈색소(HbA1c)가 정상 범위인 5.0~5.4%에서도 임신 당뇨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야마나시대학(山梨大学)은 2월 9일 일본 환경성의 ‘아이의 건강과 환경에 관한 전국 조사’(어린이 환경조사, Ecochil)에 참가한 임산부를 대상으로 에코칠 조사에 등록된 시점에서 당화혈색소 수치와 임신 당뇨병과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당뇨병 연구저널(Journal of Diabetes Investigation)에 게재되었다.

어린이 건강과 환경에 관한 전국 조사는 태아기~소아기에 화학물질 노출이 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2010년도부터 일본 전국에서 약 부모와 자녀 10만 쌍을 대상으로 환경성이 시작한 대규모 장기적 출생 코호트 조사로 모체혈이나 제대혈, 모유, 혈액, 소변, 유치 등 생체 시료를 채취하여 보존ㆍ분석함과 동시에 추적조사를 실시하여 아이의 건강과 화학물질 등의 환경요인과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의 연구 중심기관인 코어센터, 국립성육의료연구(国立成育医療研究)센터의 의학적 지원을 위한 메디컬 서포트센터, 또 일본 각 지역 조사를 위해 공모로 선정된 15개 대학 등에 지역 거점이 되는 유닛 센터를 설치하고 환경성과 함께 각 관계 기관이 협동하여 실시하고 있다.

임신 당뇨병은 다양한 주산기(周産期, 출산 4개월 전~출산 후 1개월) 합병증의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2형 당뇨병 발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때문에 임신 당뇨병 예방, 스크리닝, 조기 진단ㆍ치료가 매우 중요하고 미국에서는 임신 전에 내당능 지표인 당화혈색수 수치를 6% 미만으로 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아시아인은 미국인보다 인슐린 분비능력이 낮아 당화혈색소 수치가 미국이나 유럽의 정상 범위에서도 임신 당뇨병 위험이 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없었다.

연구 그룹은 당뇨병이 없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임신 시 당화혈색소 수치가 임신 당뇨병과 관련성을 분석했다.

연구는 참가자 중 임신 당뇨병 진단이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없는 사람, 당뇨병 이력이 사람,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인 사람을 제외한 8만9799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했다. 또 당화혈색 수치가 ▲4.9% 이하 ▲5.0%~5.4% ▲5.5%~5.9% ▲6.0%~6.4% 4개군으로 나누어 임신 시 당화혈색소 수치와 임신 당뇨병의 발병에 대해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당화혈색소 수치와 임신당뇨병 발병위험.[자료=야마나시대학]

연구 결과, 전체에서 확률 비 1.20로 당화혈색소 수치와 임신 당뇨병의 발병과 관련이 있었다. 또 당화혈색소 수치가 5.0%~5.4%, 5.5%~5.9%, 6.0%~6.4% 이하 군에서 당화혈색소 수치와 임신 당뇨병 발병과 관련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당화혈색소 수치 4.9% 이하 군과 비교하여 5.0%~5.4% 이하의 군에서는 임신 당뇨병의 발병이 1.32배가 높았다. 일본에서는 임신 전 당화혈색소 수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 건강진단에서는 5.5% 전후를 기준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 이번 분석으로 정상 범위인 당화혈색소 5.0%~5.4%에서도 임신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시사되었다.

임신 당뇨병으로 진단된 임산부에서는 임신 당뇨병으로 진단되지 않은 임산부에 비해 임신 고혈압 증후군 발병이 1.41배 높고 양수 과다가 2.99배, 조산이 1.2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지만 임신 당뇨병의 위험성이 인식되어 진단ㆍ치료가 확립되어 있는 현재까지도 임신 당뇨병은 이전과 다르지 않고 다양한 주산기 합병증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임신 조기에 식사ㆍ운동 요법으로 임신 당뇨병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이번 분석 결과에서도 임신 초기에 식사ㆍ운동 요법이 권장된다. 

한편, 이 연구의 한계점은 임산부ㆍ주치의의 질문에 의한 분석이며 당화혈색소 수치의 측정 시기가 대상자마다 다르고(평균 임신 15주) 임신 당뇨병 위험요소인 당뇨병 가족력 등 정보는 없는 점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임신 시 당화혈색소 수치와 임신 당뇨병과 관련 연구는 실제로 당화혈색소 정상 수치를 기준으로 임신 초기부터 식사ㆍ운동 요법을 실시해 임신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당화혈색소 기준 달성을 위해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과도한 탄수화물 제한 식이요법이나 강도가 높은 운동 요법을 임신 중에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의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식사ㆍ운동 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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