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환자들이 코로나19 팬더믹 초기인 2020년에 우울증 등 증상이 악화되었지만 지난해부터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Harvard Medical School) 연구팀은 최근 하지불안증후군 등록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수면 장애, 주간 졸음, 우울증, 불안 및 공황 등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낮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잠자리에 들면 마치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과 저릿한 통증, 누군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수면장애 뿐만 아니라 주간 졸림, 극심한 우울증, 불안괌 공황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하지불안증후군은 쉽게 잠이 들지만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수시로 깨거나 불편한 감각이 느껴져 자다가도 몸을 움직이는 고통을 겪는다.

연구를 주도한 벤자민 위퍼(Benjamin Wipper)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과 정신 질환의 연관성을 고려할 때 최근 우울증 및 불안 증가와 함께 하지불안증후군 중증도가 심해졌을 수 있다는 예상은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연관성은 연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면 의학(Sleep Medicine)에 발표된 이번 추적연구는 국립 하지불안증후군 레지스트리(National RLS Opioid Registry)에 등록된 성인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간격으로 코로나19 이전과 현재 상태의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의 심각성을 조사했다. 설문 조사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더믹 초기인 2020년 1월, 2월에 수집된 다음 2020년 4월, 5월에 또 조사됐으며 6개월 후인 2020년 9월~2021년 2월까지와 1년 후인 2021년 3월~6월까지에 수집되었다.

응답자들은 전화 인터뷰와 온라인 설문 조사로 국제하지불안증후군학회(IRLS) 중증도 척도(IRLS), 불면증 심각도 지수(ISI), 일반 불안 장애-7(GAD-7) 척도 및 우울증 평가도구(PHQ-9)를 평가했다. 153명의 응답자는 2020년 1월과 2월에 설문 조사를 완료했고 155명은 2020년 4월과 5월에 완료했다.

                                기준선에서 2020년 4월과 5월까지의 IRLS, ISI, PHQ ,GAD-7 상관관계. 

응답자 분석결과, 2020년 1월, 2월에 IRLS 증상 점수가 높았다. 2020년 4월과 5월과 비교하면 IRLS 증상 점수가 20 이상일 가능성이 약 2배(37.7% 대 20.9%)였다. 연구원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6개월 후인 2020년 9월~2021년 2월까지와 1년 후인 2021년 3월~2021년 6월까지 응답을 비교했는데 응답자의 51.3%가 2020년 봄에 IRLS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코로나19 팬더믹 초기인 2020년 4월과 5월에 20점 이상의 IRLS 점수를 가질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PHQ-9와 GAD-7 점수도 코로나 팬더믹 초기인 2020년 4월과 5월에 더 높았다.

연구원들은 “IRLS 증상 점수 변화와 PHQ-9, GAD-7 점수 변화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하지불안증후군이 우울증과 불안감 연관성 뒷받침한다”면서 “다만 2020년 1월과 2월에 조사에 응답한 사람들은 6개월 후와 1년 후 조사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 심각도와 다른 정신 건강 문제는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이에 대해 “응답자에 대한 6개월 간격 조사는 코로나19 감염과 입원이 줄어든 시기에 수집되었으며 2021년 초까지의 연구 결과는 백신에 대한 낙관론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코로나와 하지불안증후군의 인과 관계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관찰 연구설계의 한계점과 코로나19 감염 영향으로 인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 데이터 부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제한적이어서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RLS 증상의 심각성이 증가했다는 첫 번째 증거이며 수면 장애, 우울증 및 불안과 관련이 있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원들은 “이번 조사결과는 의사들이 팬더믹 기간이나 사회, 경제, 정치적 불확실이 있는 경우, RLS 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향후 연구에서 또 다른 RLS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지었다.

기준점부터 다양한 응답시점까지의 하지증후군 점수 비교. p값은 하지증후군 기준 점수와 응답 시점 점수를 비교하는 윌콕신 부호 순위 검정(Wilcoxon signed-rank tests)의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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