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의무착용이 이번주부터 해제되면서 마스크를 직접 생산하거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을 선택한 제약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작년 코로나19 방역물품인 보건용 마스크 등의 의약외품 마스크 품목허가 및 신고건수는 전년(3273건)에 비해 26.1% 가량 늘어난 412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KF94와 같은 보건용 마스크가 2819건으로 제일 많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보건용 마스크가 구입대란을 일으키자 국제약품, 신일제약 등 일부 제약사는 직접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약사는 위탁생산 방식으로 물건을 조달받아 약국이나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제약계는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이후 정부의 추가적인 방역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직접생산을 하고 있는 제약사의 경우 물량조절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2018년 출시한 ‘메디마스크’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보건용마스크로만 14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특수를 맛봤다. 신일제약도 코로나 직후 충주공장에 의약외품 시설을 갖추고 마스크 생산에 나섰지만 정부 주도의 마스크 수급대책이 이뤄지며 공급이 안정화에 접어들자 반짝 특수를 잠깐 누렸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부터 실외착용 의무를 해제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자, 국제약품과 신일제약은 생산량을 줄이는 등 긴급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OEM 방식으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제약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소진하거나 정부정책에 따라 탄력적인 운용하겠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동아제약은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고를 소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동제약은 코로나 초기에는 재고확보에 노력했지만 현재는 공급이 충분히 되고 있고 회사 입장에서도 마스크 매출 비중이 높지 않아 필요량만 수급하는 방식으로 마스크 대책을 세웠다.

유유제약은 구강세척제와 마스크를 패키지 개념으로 약국에 공급해왔는데, 구색상품인 만큼 재고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재고가 떨어지면 필요한 만큼 입고한다는 계획이다.

경동제약은 실외마스크 의무 해제로 인한 별도의 마케팅을 진행하기보다는 기존처럼 황사, 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판매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보령은 타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기능성 마스크를 취급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어 이들을 타깃으로 한 판매를 지속하는 한편 여름철을 대비해 KF-AD와 같은 비말차단용 마스크 대상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동국제약은 보건당국의 향후 조치를 지켜보며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삼진제약은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속에 여전히 상당수 국민이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재고를 급격히 줄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제약계 관계자는 "이같은 제약사들의 대책은 실외착용 의무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실내착용은 물론 외부의 경우 50인 이상이 모일 경우 마스크를 써야 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수요 감소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미크론과 같은 변종 코로나19가 재발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힘들다는 이유도 함께 작용하고 있어 급작스런 재고 감축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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