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주(21일) 서울서초구 엘타워에서 의약품의 신통상질서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의약품 통상에 관한 포럼을 가졌다. 이번 포럼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 생산 이니셔티브(NBBI) 출범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앞으로 원료 의약품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약ㆍ바이오분야 NBBI는 지금까지 미국내 자동차 반도체 분야 기업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제약 바이오분야까지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생산역량을 확대하고 생태계 보호 및 파트너 및 해외동맹과 협력을 강화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중국에 대해 압도적 우위에 있는 제약 바이오 기술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미-중 경제전쟁이 제약바이오분야까지 본격 확대된 것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정부가 앞으로 5년동안 10억달러를 관련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는 민간기업에 맡긴 투자를 정부가 앞장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미국내 제약 바이오분야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NBBI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경우 이미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 봐왔던 것처럼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도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포럼을 공동 주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도 사전에 이러한 글로벌 바이오 환경에 민첩하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에 너무 편중돼 있는 원료의약품의 수입원 다각화와 국산화를 통해 대중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2020년말 현재 원료의약품의 대중 의존도는 37.5%다. 그 다음은 일본 11.7%, 인도 10.5%, 프랑스 6.6%, 이탈리아 6.0%순이다.

특히 원료의약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 인도내 일부 공장이 페쇄돼 공급망이 마비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원료의약품 가격이 코로나 발생 이전에 비해 20~30% 또는 일부 품목은 두배이상 오른 것도 있다고 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원료 의약품 공급망 안정과 다각화가 필요한 것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이 의약품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당국과 관련업계가 미국의 NBBI정책을 계기로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도약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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