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약이 삼진제약의 최대주주가 됐다.

삼진제약은 지난주(10월 27일) 최대주주가 조의환 회장외 3인에서 하나제약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증시에 공시했다. 삼진제약은 공시에서 하나제약이 이날 시간외 매매로 5만주를 매입함으로써 주식 지분률 13.09%로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지분률은 12.8%로 낮아져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제약계에서 동업자들끼리 투자이익을 목적으로 상호 투자하는 일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하나제약이 삼진제약의 최대주주로 등장한 것에 대해 동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제약의 삼진제약 주식 지분률은 지난해 10월만해도 5%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지난해 말 6.52%로 늘어나더니 올해 갑자기 그 두배 정도 증가했다. 올들어 10월말까지 무려 15차례에 걸쳐 삼진제약 주식을 집중 매입한 것이다.

하나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2021년)에 비해 10.8%나 증가한 1964억원에 영업이익이 13.7%나 늘어난 것이 큰 힘이 됐다. 올들어서도 상반기 중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7.3% 늘어난 1283억, 영업이익은 47.2% 늘어난 93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88.1% 증가했다. 사정이 좋을 때 삼진주식을 집중 겨냥했다.

이에 대해 하나제약측은 “단순한 투자목적”이라고 했다. 이러한 하나제약측의 해명은 나름대로 이해된다. 삼진제약의 지난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각각 10.8%, 13.7%나 중가했고 앞으로 영업전망도 밝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약계의 시각은 이와 다르다. 하나제약은 마약진통제와 마취의약품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반면 삼진제약은 다양한 질환의 품목군을 생산하는 업체다. 두 회사의 생산품목이 크게 겹치지 않기 때문에 장차 두 기업이 인수합병(M&A)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동종 업계가 하나제약의 삼진제약 대주주 등장을 무섭게 보는 것이다.

삼진제약의 대주주가 바뀌었다고 해서 삼진제약의 경영권이 당장 변화가 있지는 않다.

2대주주 조 회장과 공동창업자인 최승주 회장 및 다른 우호지분 9.90%를 합하면 하나제약의 경영권 공격을 막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삼진제약의 경영권 승계문제가 불거질 경우 하나제약이 어느 쪽 편을 드느냐에 따라 경영권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어찌됐든 이들 두 회사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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