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노조가 지난 2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창립 후 37년만에 처음이다. 현대약품 노조는 이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우선 노조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산직과 영업직 사원들의 연장근무를 중단하고 이달 말까지 노사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2월 1일부터는 생산공장의 전면 파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측에 ▲직급과 연계된 호봉제를 개선해 줄 것과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연봉 4800만원을 4500만원으로 내리려는 회사의 계획을 취소할 것 ▲연차휴가 20일을 15일로 축소하려는 회사방침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며 임단협을 진행해 왔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연봉 2.5% 인상 ▲격려금 20% 지급 ▲장기근속 수당 포상 확대 ▲교통비 여비 추가지급등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노사협상은 깨졌다.

현대약품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것은 노조창립 후 쟁의돌입이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이다. 또 제약바이오 회사에서는 보기드문 파업이란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현재 세계 각국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있는 산업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제약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글로벌화를 위해 다시 한번 웅비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시점에 있다.

따라서 현대약품 노사는 이러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위상을 감안해 협상의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

사실 현대약품의 직급과 연계된 호봉제는 오래 근무한 직원의 경우 연차가 늘어나도 직급이 올라가지 않으면 호봉상승에 따른 임금상승이 적용되지 않고 연봉 인상률에 대한 상승분만 적용된다. 말하자면 입사 15년차와 30년차의 직급이 같으면 임금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측의 설명이다. 회사측이 이를 바로잡아 주기를 노조측은 바라고 있다.

모든 회사가 그렇듯 회사는 노조원들에게 생활의 터전이다. 회사가 번창해야 노조원의 생활도 윤택해 질 수 있다. 회사로서도 노조원들이 신바람이 나야 생산성이 올라간다. 회사와 노조원들이 서로 도와야 할 이유다. 다만 노사 문제에 있어서 한가지 걸림돌이 있다면 외부세력의 간섭이다. 이는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회사측도 외부세력의 노조개입이 없는한 노조가 회사발전의 한 축임을 인정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제약바이오회사들의 노조는 이러한 외부세력의 간섭을 막아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약품 노사는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합의에 이를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

어느 누구도 현대약품의 발전을 저해해서도 안되고 회사도 경기불황이라는 이유로 노조의 희생만 강요해서도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화물차 노조의 파업으로 어려운 국가경제가 파국위기를 맞고 있다. 제약바이오 노사가 이런 국가경제 위기를 벗어날 모범사례를 만들기 기대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